국내 최초의 단독 오페라 전용 극장인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총 2620평의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4층으로 지어진 건물로 유려한 곡선미의 그랜드 피아노를 형상화하고 있다. 사진은 대구오페라하우스 전경 모습. |
대한민국 유일의 제작극장인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오페라 제작과 공연은 물론 시민을 위한 예술교육프로그램과 성악가를 위한 오픈 스튜디오도 운영해오고 있다. 2003년 개관 이래 해마다 ‘대구 국제 오페라 축제’를 펼쳐오고 있으며 어느새 아시아에서 가장 주목받는 오페라하우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와 관람석 전경. |
최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2024 대구 국제 오페라 축제’에서 광주시립오페라단의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가 마지막 폐막작으로 선정돼 공연됐다. |
대구오페라하우스의 관람석 전경.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
최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2024 대구 국제 오페라 축제’에서 광주시립오페라단의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가 마지막 폐막작으로 선정돼 공연됐다. |
올해 역시 대한민국 오페라계 화제의 중심에는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있었다. 이번 시즌에는 글룩의 오페라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파우스트>, <안드레아 셰니에>의 뉴 프로덕션을 통해 지금까지 장대한 스케일과 대구 특유의 혁신성을 담아냈다. 또한 가족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 국립발레단의 <돈키호테> 등 가족, 연인이 함께하기 좋은 오페라와 다채로운 공연들도 균형있게 배치했다.
이번 대구 국제 오페라 축제는 국내외 다양한 극장의 제작·초청 작품부터 창작오페라까지 새로운 작품들로 풍성하게 채웠다. 30년 만에 한국에서 공연되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장미의 기사>, 이탈리아 페라라 시립 극장의 비발디 <광란의 오를란도>, 국립오페라단의 베르디 <시칠리아섬의 저녁기도>, 광주시립오페라단의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가 마지막 폐막작으로 선정되어 공연되었다. 그리고 이번 주 축제 마지막은 폐막콘서트인 ‘푸치니 서거 100주년 기념-푸치니 오페라 갈라’가 장식한다. 이번 축제는 국내외 최고의 연출가와 지휘자, 그리고 최고의 퀄러티를 보장하는 오페라 극장들이 함께하였다. 특히 필자가 부러웠던 것은 상주단체인 오페라전문 디오 오케스트라와 대구 오페라 콰이어의 뛰어난 연주력이다. 한 해 40여 회 이상의 연주 스케줄을 소화해내며, 오페라 전문 오케스트라로 국내외의 지위를 유지하게 만들고 있다. 이를 통해 청년 예술가들의 일자리 창출 효과와 더불어 지역 사회와 상생해가는 대구오페라하우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2025년에는 상주단체로 발레단을 구성해 세계적 극장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는 계획을 관계자를 통해 들을 수 있었으며, 이제 세계적인 오페라 제작극장으로 도약하는데 마지막 퍼즐이 맞춰지는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융복합예술인 오페라가 지속 발전 가능한 도시의 문화 예술계를 선도하는 모습은 필자의 시선에선 부러울 따름이다. 도시를 지탱하게 만드는 원동력인 감동을 공연문화예술로 풀어내는 대구는 진정 행복한 중독을 발산하는 ‘아시아 오페라 중심도시’이다. 하지만 부러우면서도 필자는 우리의 가능성을 보았다. 이번 광주시립오페라단의 <라 트라비아타>가 광주에 이어 대구까지 전석 매진의 신화를 써 내려가며, 부족한 재원과 열악한 극장 환경에도 불구하고 이를 극복해내는 지역의 예술 역량을 몸소 우리가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 도시에서 펼쳐지는 순수 공연 예술 중 가장 대형 프로젝트이며 지금까지 인류에게 가장 사랑을 받은 오페라는 한 도시의 문화 척도를 바라보는데 대표적 요소이다. 대구는 오페라하우스 건립과 더불어 ‘대구 국제 오페라 축제’ 등을 통해 공연문화 상품을 제작 유통 수출까지 하는 진정한 공연 예술 문화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영향으로 엑스포를 유치하기 위해 문화도시로서 면모를 갖추려는 부산을 필두로 광주, 원주, 인천, 대전 등에 오페라 전용 극장 건립이 추진 중이다. 이번 ‘대구 국제 오페라 축제’를 통해 확인된 광주 오페라의 예술 역량과 이 지역에 추진 중인 ‘전문 공연장(오페라하우스)’가 건축되어 함께 시너지를 일으킨다면 광주는 대한민국의 진정한 문화 수도로서 면모를 갖추게 될 것이다.
광주와 대구는 오페라로 맺은 동맹이다. 대구가 오페라하우스 건립을 추진하면서 겪은 여러 사례는 무엇보다 광주 ‘전문 공연장(오페라하우스)’ 건립의 좋은 예시가 될 것이다. 광주가 오페라 제작극장으로서의 면모를 갖출 수 있다면 광주 오페라는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시장에 ‘K-오페라’를 전파하는 주체로 대구와 함께 협력과 경쟁을 통해 동반 성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광주의 노래가, 광주가 제작한 오페라가 감동으로 세상을 채우는 날을 고대해 본다. 광주시립오페라단 예술감독·문화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