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은 지난 7월17일 북한군이 폭염과 장마에도 전선 지역에서 지뢰매설, 불모지 조성, 방벽 설치 등 수 개월간 작업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북한 전선지역. 국방부 제공 |
9일 조선인민군(북한군) 총참모부는 대외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보도문을 통해 “9일부터 대한민국과 연결된 우리측 지역의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견고한 방어축성물들로 요새화하는 공사가 진행된다”고 밝혔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공화국의 남쪽 국경일대에서 일촉즉발의 전쟁위기가 날로 고조되고 있는 엄중한 사태에 대처해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우리 공화국의 주권행사 령역과 대한민국 령토를 철저히 분리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군사적 조치를 취한다는 것을 공포한다”며 “제반 정세 하에서 우리 군대가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인 대한민국과 접한 남쪽국경을 영구적으로 차단, 봉쇄하는 것은 전쟁억제와 공화국의 안전수호를 위한 자위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번 요새화 공사와 관련해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이날 오전 9시45분 미군 측에 전화통지문을 발송했다고도 밝혔다.
이어 “우리의 남쪽국경과 접경한 한국지역에서 매일같이 동시다발적으로 감행되는 침략전쟁 연습책동이 전례를 초월”하고 있다며 “미국의 핵전략자산들이 때없이 출몰하고 그 누구의 ‘정권종말’을 떠드는 호전광들의 악청이 일상으로 되여버린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북한의 결정은 최근 한국의 접경지역 군사훈련과 지난 1일 국군의 날 행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북한 정권 종말의 날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부분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공사가 248㎞의 휴전선을 요새화해 남북 간 물리적 단절을 공식화하기 위한 전초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2월 ‘적대적 두 국가론’을 천명한 이후 남한과의 연결 통로를 차단해 왔다. 지난 4월부터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대전차 방벽으로 보이는 구조물을 세우고 지뢰를 매설, 경의선·동해선 철로를 철거하는 모습 등이 포착됐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