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나희 작 ‘샤이닝’. 호랑가시나무 창작소 제공 |
앞서 같은 공간에서 남구 양림동 대표 화가 한희원 작가를 시작으로 인도 출신 나레쉬 쿠말(Naresh Kumar) 작가의 전시가 릴레이로 이어진 바 있다.
양나희 작가는 2011년부터 버려진 골판지 상자를 자르고 이어붙이는 ‘종이부조 회화’를 작업하고 있다. 그녀는 현대 소비사회의 단면과도 같은 ‘대량으로 폐기된 재료’를 이용해 우리의 사라져가는 삶의 터전을, 그리고 버려지거나 잊혀서는 안 될 소중한 가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80여년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전남·일신방직, 그곳에 그들이 있었다’라는 주제로 작품을 선보인다. 한번 쓰이고 버려지지만, 세상에서 가장 단단하면서도 질긴 종이인 골판지는 보통의 삶과 닮았다. 그 시절 노동자들이 공장 내부를 분주히 돌아다니며 실을 이었듯이, 골판지를 자르고 이어 붙여 우리가 살아가는 한 시대의 풍경을 그려내고자 한다.
특별히 전통 유화기법을 혼합한 입체부조 형식의 설치작품을 볼 수 있으며, 최근 폐업한 남선연탄과 광주의 사라져간 공간들을 묘사한 골판지 회화작품도 눈길을 끈다.
차고갤러리는 남구 제중로 47번길 11에 있다. 매주 월요일 휴관.
양나희 작가는 광주미술상(2020), 호반문화재단 청년작가상(2018), 대한민국미술대전 구상부문 우수상(2016) 등을 수상했으며 개인전 12회, 단체전 160여회 등에 참여한 바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정부미술은행, 광주시립미술관 등에서 작품을 소장 중이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