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발위>"유량확보·수질개선, 철저한 검증없인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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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발위>"유량확보·수질개선, 철저한 검증없인 불가능"
‘Y프로젝트’로 영산강 100리길 되살리자 <5>전문가 제언-수질
김승현 영남대 교수
"광주시 하상여과 공법 타당해"
공법 역사 짧아 시행착오 잦아
주민 반대·사업 좌초 등 겪기도
  • 입력 : 2024. 09.25(수) 16:58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민선 8기 광주시가 내놓은 ‘영산강 100리길, Y프로젝트’(Y프로젝트)는 영산강·황룡강을 중심으로 ‘새로운 미래 광주 100년’을 만들기 위한 그랜드플랜이다. 이미 세계적인 국내·외 도시들은 강을 중심으로 ‘미래도시’로 나가고 있다. 시는 Y프로젝트를 통해 기후위기 대응과 꿀잼도시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Y프로젝트는 친수공간, 하천유지수 확보 뿐 아니라 유사시 식수원으로 전용한다는 고차원적 접근이다. 그만큼 철저한 검증과 준비가 필요하다. 자칫 토목공사 형태로 방향성을 잃을 경우 환경훼손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Y프로젝트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우선 광주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영산강과 황룡강을 만드는게 ‘1순위’다. 이에 전남일보는 Y프로젝트를 통해 영산강·황룡강의 가치를 끌어올릴수 있도록 전문가들의 제언을 직접 들어봤다. - 편집자 주



민선8기 광주시에서 영산강 Y프로젝트를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버려져 볼품 없는 도심하천을 맑은 물이 넉넉하게 흐르는 친수공간으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이와 유사한 사업으로는 청계천과 홍제천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서울 도심의 친수 휴식공간으로 이미 세계인들에게도 명소가 됐다고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서울 장지천, 고덕천, 울산 태화강, 경북 경산시 남천 등 전국의 수많은 하천들도 이미 20년 전부터 유사한 사업이 추진돼 지역민의 사랑을 받는 도심공원이 됐다. 수량 부족과 수질 악화 그리고 과도한 육역화로 인해 그 명성에 걸맞지 않게 초라해진 영산강의 광주시 구간을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되살려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친수공간으로 바꾸려는 Y프로젝트가 무척 반갑다.

맑은 물이 흐르고 물고기와 새가 어우러진 도심하천은 그 자체로 사랑받는 공원이다. 앞서 추진된 사업들은 대부분 공원 기능에 더해 저마다의 특색을 살려 그 장점을 뽐내고 있다. 청계천은 이제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인 모델 사업이 됐고, 홍제천의 여울목과 인공폭포는 중국 관광객의 필수 방문 코스로, 고덕천의 물놀이장도 지역의 명소가 됐다. 울산의 태화강 프로젝트는 회색의 공업도시와 오염된 하천으로 각인됐던 울산을 생명이 숨쉬는 환경도시, 수영과 물놀이가 가능한 태화강으로 변신시켰다. 후발 사업인 Y프로젝트는 광주시민에게 단순히 도심공원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청계천이나 홍제천을 능가하는, 문화도시 광주를 더욱 빛나게 하는 세계적인 명소를 낳아야 할 것이다. 또한, 내륙도시 광주의 물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뿐만 아니라 친수활동이 즐거운 역동적인 공간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하고 획기적이되 광주만의 특색이 있는 설비가 필수적이다. 이는 지역의 향토문화, 역사, 지리 등을 포함한 다양한 전문가들의 지혜를 모을 때 가능할 것이다.

다행인 점은 사업 초기부터 광주시 공무원들이 예산 확보와 자료 조사를 위해, 또한 선진 사례 견학과 전문가 자문 그리고 공법사의 기술수준 확인을 위해 전국을 발로 뛰었다는 것이다. 지난 겨울 어느 추운 날 남천 견학을 위해 경산을 방문한 광주시 공무원들의 열정에 사실은 좀 의아하기도 했었으며, 이러한 열정이면 좋은 작품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더해 광주시의회의 날카로운 지적과 채찍 그리고 이에 대한 시의 대응도 참 좋은 콜라보로 보였다. 식지 않는 열정과 건강한 비판에 전문가의 지혜까지 더해지면 사업의 성과는 더욱 풍성하리라 생각된다.

Y프로젝트에서 핵심적인 요소는 맑은 물을 넉넉히 확보하는 것이다. 하천의 유량확보는 시에서 계획한 순환형 공급체계가 최선으로 보인다. 청계천 등 여러 사업에서 이미 검증됐기 때문이다. 오염도가 상당한 영산강에서 친수활동을 할 수 있는 맑은 물을 얻고, 나아가 영산강 자체의 수질까지 개선하는 방안도 시에서 계획한 집수정을 이용한 하상여과 방식이 가장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사례도 많이 있으며, 홍제천과 경산 남천이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하상여과는 강변여과의 일종으로 미국식 강변여과로 분류되기도 한다. 다수의 집수관을 방사형으로 장착한 집수정을 하천변에 설치하여, 토양 통과로 정화된 여과수를 얻는 방식으로 하천과의 거리에 따라 강변여과 또는 하상여과로 부른다. 우리나라에서 이 공법의 역사는 20년 정도로 길지 않아 아직도 그 설계나 시공에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낙동강에서 대형 사업인 창원, 김해 그리고 환경부의 취수원 다변화 사업 등의 사례에서 산출유량 부족, 여과수질 미달, 지하수위 저하로 인한 주민 반대 등의 문제로 인해 소송에 휘말리거나, 설비의 지속성이 의심받고 있거나, 또는 사업이 좌초된 바도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하루 10만톤의 대형 사업인 Y프로젝트에서도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음을 관계자 모두가 잊지 말아야 한다. 더욱이 유사 사업들과 달리 Y프로젝트는 갈수 시 여과수를 식수원으로 전용할 계획까지 포함하므로 안정적인 산출유량은 물론 최상의 수질을 위한 철저한 조사와 최적의 설계 및 완벽한 시공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이 분야 전문가들의 지혜를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최권범·김성수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