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운전해 예비신랑 숨지게 하더니… 재판서 혐의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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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음주 운전해 예비신랑 숨지게 하더니… 재판서 혐의 부인
  • 입력 : 2024. 09.10(화) 18:08
  •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
지난달 7일 새벽 천안 동남구에서 경찰의 음주 측정을 거부하고 달아나던 20대 운전자가 쓰레기 수거차량을 들이받아 30대 환경미화원이 사망했다. 사고현장 모습. 천안동남소방서 제공
음주단속을 피하고자 도주하다가 결혼을 앞둔 환경미화원을 치어 숨지게 해 공분을 산 20대 남성이 재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10일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5단독 류봉근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상, 위험운전 치사·상, 음주측정 거부 등의 혐의로 기소된 A(26·남)씨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A씨는 지난달 7일 0시53분께 대전 천안시 동남구 오룡동 버들육거리에서 경찰의 음주 측정을 거부하고 달아나다가 쓰레기 수거 차량을 세워놓고 작업 중이던 환경미화원 B(36)씨를 치어 숨지게 한 뒤 차를 버리고 달아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의 차량이 교차로에서 신호가 초록불로 변경됐는데도 움직이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시민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으며 경찰이 창문을 두드리자 급히 출발해 1㎞ 이상을 내달린 A씨는 쓰레기를 수거하던 환경미화원 B씨와 수거 차량을 들이받았다.

B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B씨와 함께 근무하던 C씨도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

특히 숨진 B씨는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과 함께 공분을 샀다.

이날 공판에서 A씨의 변호인은 “무언가를 충돌했다는 사고는 인식했으나 사람을 치었다는 것은 인식하지 못했다”며 도지치사·도주치상 혐의를 부인한 데 이어 “혈액 채취 의사를 밝혔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음주측정 거부는 고의가 없었다”며 음주측정 거부 혐의도 부인했다.

이에 재판부는 사건 현장 인근 술집 폐쇄회로(CC)TV 등을 추가 증거로 조사할 계획이며 A씨 변호인 측에 다음 공판 기일까지 변론 요지서 제출을 요청했다. 해당 사건의 중대함을 고려해 양형조사도 실시한다.

한편, 피해자 유족들은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는 탄원서를 2차례 제출했으며 A씨는 법원의 선처를 호소하는 반성문을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총 5차례 제출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