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커플' 가족 인정받는 사회 곧 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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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동성 커플' 가족 인정받는 사회 곧 올 것"
국내 최초 아기 출산 레즈비언 부부
벨기에서 무기명·랜덤 정자 기증받아
  • 입력 : 2024. 05.02(목) 17:13
  • 오지현 기자·뉴시스
(왼쪽부터) 김세연씨, 김규진씨 부부. 코스모폴리탄 홈페이지
지난해 국내 최초로 아기를 출산해 화제를 모았던 레즈비언 부부가 한 잡지 인터뷰를 통해 근황을 전했다.

코스모폴리탄은 지난달 30일 김규진(32)·김세연(35)씨 동성 커플 인터뷰를 자사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두 사람은 2019년 뉴욕에서 정식 부부가 됐으며, 규진씨는 지난해 벨기에의 한 난임병원에서 무기명·랜덤 방식으로 정자를 기증받아 임신에 성공했다.

한국에서 시술받는 것도 고려했지만, 국내에서는 법적 부부나 사실혼 이성애 부부에게만 정자를 제공해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해 8월 딸 ‘라니’(태명)가 태어났다.

국내에서 동성 커플의 임신과 출산이 공개된 건 처음이다.

두 사람은 법적인 부부가 아니기 때문에 부부나 부모로서 법의 보호나 혜택 등을 누릴 수 없다.

규진씨는 “나이가 들어 병에 걸리거나 돈을 벌 수 없게 되면 법적 가족이 아니라는 사실이 큰 문제가 되겠지만 그때까지는 이 사회가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성혼 인식에 대한 조사 결과만 봐도 이미 2030은 과반이 찬성하고 있다”며 “아시아에서 대만에 이어 태국이 동성혼을 법제화한 만큼 곧 변화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연씨는 “법제화를 한다고 없었던 동성 커플이 갑자기 생기는 게 아니라, 이미 동거 내지는 가정을 꾸리고 살고 있던 이들이 법적인 가족이 된다”며 “하루라도 그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이렇게 얼굴을 드러내고 인터뷰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당초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었지만, 규진씨가 성 소수자에게 개방적인 프랑스로 파견을 가게 되면서 임신을 결심했다고 한다.

규진씨는 “원래는 저도 와이프도 아이 생각이 없었다. 와이프는 출산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고, 저는 좋은 부모가 될 자신이 없었다”면서도 “그러던 와중 프랑스로 파견가며 정자 기증 센터와 접근성이 좋아지니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프랑스 본사에 출근한 첫날, 이성애자 여성인 상사가 ‘가족들은 어디에 있냐’라기에 제가 ‘와이프는 한국에 있다’고 했는데, ‘애는 가질 거지?’라고 말해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오지현 기자·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