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경선 승복 하겠나?… 선당후사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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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전남일보]“경선 승복 하겠나?… 선당후사 어떻게?”
●민주, 호남 3차 면접 심사 마무리
광주·전남 선거구별로 7~13분
올드보이·험지출마 등 묻기도
시스템 공천 방식엔 긍정 평가
  • 입력 : 2024. 02.04(일) 18:24
  •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
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4·10 총선 후보 공천을 위한 면접에 앞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공관위가 컷오프를 앞두고 호남지역 공천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3차 면접 심사를 마무리했다. 이번 면접에서는 경선결과 승복 여부와 친명-비명 구도에 대한 생각, 검찰개혁 의지, ‘선당후사’(先黨後私) 등 날카로운 질문이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4일 더불어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략선거구로 지정된 광주 서구을을 제외한 광주·전남 17개 공천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지난 2일 3차 면접 심사가 마무리됐다.

이날 오전 10시 광주 북구갑부터 시작된 광주지역 후보자 면접은 선거구별로 13분 동안 같은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한 후보자 모두 동시에 심사를 받는 ‘다대다(多對多) 방식’으로 약 1시간40분가량 진행됐다.

전남은 목포시 선거구를 시작으로 오후 2시34분부터 7~13분 사이 광주와 같은 방식으로 운영됐다.

후보자들은 면접 직전까지 예상 질문과 그에 따른 답변을 준비했으며, 매우 짧은 시간을 감안해 차별화되고 신중한 표현을 하기 위해 주력했다.

이번 면접 질문에는 자기소개 외에 총선 필승 전략과 광주 경제성장 둔화, 지역소멸 등이 포함됐다. 아울러 자객 공천에 대한 의견, 친명-비명 구도, ‘올드보이’, 험지 출마 등 후보자 개개인을 노린 날카로운 질문이 오갔다.

광주 광산구 갑에 출마한 이용빈 의원은 “30초 안에 자기소개를 하고 3분 남짓의 시간 동안 누군가에게 자신의 강점을 설명하고 질문에 답한다는 건 경험이 있더라도 참 어려운 과제다”며 “윤석열 정권의 검찰 통치와 검찰개혁, 기회균등 사회에 대한 질문을 받았는데 지나온 정치 활동 중 숙고해왔던 고민들을 통해 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법 기술자 출신들을 앞세운 윤석열 검사 정권의 시행령 통치로 입법부의 검찰개혁을 훼손하며 대한민국을 후퇴시키고 있는데 정권교체만이 해답이다”며 “이번 총선은 오만과 독선의 검사권력과 시민권력의 치열한 승부가 될 것이다. 검사 카르텔 세상이 아니라 시민을 위한 나라로 만들기 위해 분투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여러차례 공관위 면접을 경험한 예비후보자들은 이번 시스템 공천 방식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광주 북구을에 출마한 전진숙 예비후보는 “4년전 처음 공관위 면접을 봤을때는 처음이라 정신이 없기도 했지만 체계적이고 공정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면접은 현역이나 특정 후보에게 치우치지 않고 면접자 모두가 공평하게 대답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며 “13분이라는 시간이 너무나도 짧았지만, 이는 모든 후보들에게 적용되는 부분이라 딱히 우려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가 신년사에서 강조했던 민생·저출산·기후위기·전쟁 등의 문제들이 공통 질문으로 등장했다. 이 밖에 지방소멸, 지역 경제성장 둔화, 당선 후 계획 등에 대해 개인적으로 질문이 오갔다”며 “준비했던 예상 질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일부 선거구 면접에서는 ‘경선 결과에 대한 승복 여부’를 점검하는 질문이 등장했다. 경선 이후 제3지대 행(行)을 위한 탈당이나 지역 내 분열과 분파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영암·무안·신안에 출마한 김병도 예비후보는 “공통 질문으로 ‘경선에 승복하겠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승복 후 민주당에 남아 지역과 당을 위해 힘을 보태야 한다고 답했다”며 “우리 지역구의 경우 패거리나 줄서기 등 정치문화가 강하게 자리 잡은 부분이 있다. 이는 분명한 병폐이고 우리가 극복해야 할 점이다. 시민배심원제 등을 통해서 줄서기 정치문화를 없애고 싶다”고 말했다.

면접 배점은 10점이지만 경선에서 자칫 소수점 이하의 점수 차로도 당락이 갈릴 수 있기 때문에 후보자들은 30초가량의 개인별 소개에서 자신의 강점과 차별화를 설명하기 위해 애를 썼다.

최용선 나주·화순 예비후보는 “민주당의 가치와 정체성에 맞게 후보만이 갖고 있는 정책의 차별성이 무엇인지에 대한 공통질문이 있었다”며 “나주·화순의 경우 에너지 수도와 관련해서 어떻게 육성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질문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앞으로 출범할 제22대 국회에서 ‘제3지대’와의 관계 설정, 공관위에서 강조해왔던 당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선당후사’ 정신, 586 운동권 세대를 비롯한 올드보이 등에 대한 공천 여부를 묻는 질문도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민주당 공천심사 결과는 적합도 조사 40%에 정체성과 도덕성 각각 15%, 기여도·의정활동 능력과 면접 각각 10%씩 반영해 산출한다.

민주당 공관위는 5일 마지막 면접을 진행하며 설 연휴를 앞둔 이달 6일부터 종합심사를 벌여 순차적으로 1차 경선 지역 발표 등 막판 공천 작업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