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전남 국립의대 유치 기대감 속 총선 정쟁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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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전남일보]전남 국립의대 유치 기대감 속 총선 정쟁화 우려
정부, 설 전후 의대 증원 규모 발표
목포대·순천대 단일의대 추진 탄력
정치 이슈화로 동서갈등 재현 조짐
“지역미래 위해 역량 한데 결집해야”
  • 입력 : 2024. 02.01(목) 18:23
  •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
지난달 25일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전라남도 국립의과대학 유치 염원 범도민 서울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지역간 의료격차 해소를 위한 전남도 의과대학 유치를 촉구하는 결의를 하고 있다. 전남도 제공
정부의 강력한 의대 입학정원 증원 기조에 힘입어 전남도가 30년 숙원사업인 의대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총선을 앞두고 정쟁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1일 의료인력 확충과 지역의료 강화 등을 골자로 한 4대 개혁 패키지를 발표, 내년부터 의대 정원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증원 규모까지는 발표하지 않았지만, 설 연휴 전후로 증원 규모가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의대 증원 규모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그동안 의대 유치에 총력을 기울여 왔던 전남도는 기대와 우려를 함께 드러내고 있다. 전남도는 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증원 발표에 전남 국립의대 설치가 포함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최근 보건복지부 관계자들을 상대로 ‘지역민 필수의료 혁신 간담회’를 진행, 전남 국립의대 신설의 시급성을 호소하고 범도민 결의대회를 개최하는 등 열악한 지역의 보건 의료 현실을 알리는데 주력했다.

특히 최근 목포대학교와 순천대학교의 공동 단일 의과대학 추진이 가시화되면서 지역사회에서는 어느 때보다 의대 유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전남 동부권에 위치한 순천대와 서부권에 있는 목포대는 지난 수십년 동안 의대 유치전을 펼치며 해당 지역민들은 물론, 정치권 등에서 갈등을 빚어왔다. 2010년에는 50명에 불과한 전남권 신규 약대 배정인원을 각각 25명씩 배정받을 정도로 날을 세웠다.

하지만 최근 이병운 순천대 총장과 송하철 목포대 총장이 전남권 국립의대 공동 설립에 전격 합의하면서 공동 유치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전남도와 두 대학은 빠른 시일 내 공동 의과대학 설립 초안을 마련할 계획으로, 전남도 및 산하 기관과 단체들은 연일 환영의 뜻을 밝히며 지지와 지원을 약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4·10 총선을 앞두고 목포와 순천을 핵심지로 둔 지역구를 중심으로 전남 국립의대 유치안이 정치적 이슈로 활용돼 갈등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역의 숙원사업인 만큼 총선 이슈로 부각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동부권을 중심으로 단일 의과대학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확산되면서 정치권이 오히려 동·서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노관규 순천시장에 이어 동부권 총선 출마를 선언한 예비후보들은 인구, 산단 분포 등 지역 특성을 들며 전남권 의대 설립이 반드시 순천대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남도는 물론 목포대와 순천대가 의대 유치를 놓고 오랜 기간 반목해 왔던 동·서간 갈등을 봉합하고 공동 유치 결단을 내린 시점에서 정치권이 엇갈린 행보를 보인다면 그동안의 노력이 헛수고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최영주 전남도 의대유치추진단장은 “전남 의대 유치는 지역의 미래를 위해 필수적인 사안으로, 그동안 지역간 갈등 등 어려움도 많았지만, 공동 단일 의과대학이라는 해결책을 찾아낸 상황”이라며 “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증원과 함께 두 지역간 공감대가 형성된 지금이야말로 지역에서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정 지역 한 곳에 의대를 유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는 것은 그동안의 노력을 역행하는 것과 같다”며 “일부에서 우려하는 공동유치 모델의 구체적인 방안이나 병원 설립 부분은 전남 유치를 확정해 놓고 얼마든지 풀어나갈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