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현 기자 |
이들은 대부분 △기초생활수급가구 △차상위가구 △고령독거가구 등 복지 소외계층으로, 도시가스·기름보일러 등 주류를 이룬 난방보다 값이 싼 전기장판·연탄 등에 의지해 한겨울을 난다. 운송·봉사 등이 어려운 도서지역 일수록 이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본보는 이달까지 이어진 <에너지취약계층 실태·현황> 기획보도를 통해 취약계층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전달했다. 이를 통해 지자체에는 대안을 찾게 했고 전주연탄은행·밥상공동체 등 사회단체가 연탄봉사를 진행하게 되는 반향을 일으켰다.
1980년 대 만해도 80%에 육박하던 연탄 사용률은 도시가스 등의 보급으로 2020년 기준 1%에도 못 미치는 사용률을 보이게 됐다. 그러나 연탄은 아직도 누군가의 겨울을 버티게 해주는 요긴한 연료다. 특히 도시가스가 들어오기 힘든 섬 지역서 연탄 한 장은 ‘북풍한설’을 막아주는 고마운 존재다. 광주·전남에는 현재 총 5091가구가 연탄을 사용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지역에는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한 연탄은행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탓에 광주·전남은 전북 전주연탄은행에서 연탄 나눔을 받고 있다. 지역서 유일하게 연탄을 생산하는 광주 남구 남선연탄도 오는 3월께 문을 닫을 예정이다.
취약계층들은 연탄을 두고 ‘없어서는 안될 보물’이라고 말한다.
신안 안좌도 연탄 세대주 강보기(83)씨는 “연탄 보일러 위에 주전자를 올려놓고 물도 끓여 먹고 추운 날 따뜻한 물로 세수를 하기도 한다”며 “연탄공장이 문을 닫거나 봉사도 줄어드는 등 앞으로 연탄 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눈 감기 전까지 연탄만 쓰고팠는데 이제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아쉬워 했다.
이에 대해 윤국춘 전주연탄은행 대표는 “정부의 지원과 함께 지자체가 에너지빈곤층의 생활 현장을 세심히 살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일년 365일 3.65㎏ 연탄을 데워 사람의 온도 36.5℃를 유지할 수 있도록 사회의 많은 동참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남선연탄 폐업 등 연탄이 점차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지역에는 여전히 연탄으로 생활하는 이들이 많다. 관련 인프라가 소멸될수록 에너지 빈곤층이 느끼는 고통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제 지역사회가 나서 이들을 돌봐야 할 시점이다. 연탄은 그들에게 희망의 불씨를 지피게 한다. 바로 옆 이웃을 위해 올 겨울 ‘사랑의 연탄’ 하나 선물해보는 건 어떨까.
전주연탄은행 후원 : http://jblovebank.com/Support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