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전문가의 파격적인 홍보 컨셉을 담았다는 현수막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특히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 살고 싶어’,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 등의 문구는 청년층을 정치와 경제를 모르는 존재로 폄훼하는 오만한 발상이다. ‘혼자 살고 싶댔지 혼자 있고 싶댔냐’라는 문구도 청년층을 혼자만 잘 살면 된다고 생각하는 이기적인 세대로 묘사하고 있다. 평가할 만한 것도 못 되는 정당의 기본에서 벗어난 매우 저급한 현수막이라는 비난도 나온다. 청년 등 가장 중요한 미래의제를 아무런 책임감 없이 불쑥 내놓은 것도 지탄받아 마땅하다.
‘당에서 한 게 아니고 업체에서 캠페인 준비를 위해서 한 것’이라는 변명도 구차하다. 한준호 홍보위원장은 ‘당에서 한 것이 아니고 업체에서 캠페인 준비를 위해서 한 것으로 업무상 실수는 맞지만, 당직자나 당이 개입한 사안은 아니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조정식 사무총장 명의의 공문을 통해 ‘1번 필수 게시, 2~4번은 하나를 선택해 게시’ 할 것을 지시한 걸 감안하면 단순한 ‘실수’로 보기 어렵다. 지난 17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공유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총선을 코 앞에 둔 지금 민주당이 추구해야 할 정신은 유권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혁신적인 정책이어야 옳다. 오랜 불황과 정부 여당의 독주에 힘들고 지친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메시지도 필요하다. 민주당의 뼈를 깎는 반성과 성찰을 촉구한다. 정작 청년들과는 소통도 않은 채 자극적인 문구로 표를 얻겠다는 발상, 누군가를 혐오하고 비하하는 것을 정치의 덕목으로 착각하는 지금 민주당의 행태야 말로 청산해야 할 정치적 구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