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다선 물갈이론’ 계파 갈등 불쏘시개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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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민주, ‘다선 물갈이론’ 계파 갈등 불쏘시개 되나
총선기획단 곧 출범…총선 모드
친명계 초선의원 등 “공천 혁신”
‘중진 험지 출마론’ 요구 목소리
“비명계 몰아내려는 의도” 반발
  • 입력 : 2023. 10.24(화) 18:18
  • 서울=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해군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의 답변을 듣고 있다. 뉴시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다선 의원을 겨냥한 ‘중진 물갈이론’이 불거지며 계파 갈등의 불쏘시개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4일 민주당에 따르면, 조만간 당내 총선기획단을 출범시켜 본격적인 총선 모드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에 맞춰 당 선출직 평가위원회는 11월 현역의원에 대한 여론조사와 다면 평가를 실시한다. 내년 4월 총선 공천 심사를 위한 예비작업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20일 당무위원회를 열고 의정활동(380점), 기여 활동(250점), 공약 활동(100점), 지역 활동(270점) 등 항목의 현역의원 평가 기준을 확정했다.

당 안팎에선, 현역의원 다면 평가 등을 앞두고 다선 의원을 향해 당에 ‘헌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3선·부산 해운대갑)의 서울 출마 선언 이후, 당내 친명(친이재명)계 초선의원들과 원외모임을 중심으로 동일 지역구 3선 출마 제한, 중진 험지 출마론 등 ‘다선 물갈이론’이 다시 수면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원외에선 친명계 모임인 ‘더민주혁신회의’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내부 논의가 덜 됐다”며 철회하기는 했지만, 지난달 홍익표 원내대표 당선 직후, 민주당의 공천 혁신을 위해 3선 이상 중진의 험지 출마를 요구했다. 앞서 이들은 지난 7월 “현역 중 적어도 50%는 물갈이돼야 하며, 3선 이상 다선은 4분의 3 이상이 물갈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홍익표 원내대표는 지난해 3선 지역구(서울 중·성동갑)를 내려놓고, 험지로 꼽히는 서울 서초을 출마를 선언했다.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와 정치 신인으로 구성된 ’민주당혁신행동‘은 홍 원내대표의 원내대표 당선을 환영하면서, “서초 험지 출마를 선언한 홍익표 의원이 이재명 대표와 함께 총선을 이끌 원내대표로 선출됐다는 점이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추켜세웠다. 이런 분위기가 현역의원 평가와 맞물리면서 다선·중진을 향한 험지 출마 등의 요구에 힘이 실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중진들은 반발하고 있다. 당 내부에서도 비명(비이재명)계 중진들을 몰아내려는 의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내 3선 이상 중진중에는 친명계 보다 비명계가 많다. 이번에 체포동의안 가결파 5인으로 지명된 이상민·김종민·이원욱·설훈·조응천 의원들도 모두 다선이거나 중진 의원이다.

이와 함께 정무적으로 컷오프(공천배제)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는 반론이 적지않다. 선수만으로 물갈이 대상을 정하는 것은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원욱 의원은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나와 “(친명계가) 솔선수범하지 않고 비명 의원을 축출하기 위한 수단으로 하(태경) 의원의 건을 상정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며 “친명계 다선 의원들이 먼저 과감한 선택을 해주는 것이 일차적인 수순”이라고 맞섰다.

당 지도부는 중진 험지 출마와 같은 공천 혁신론에 대해, 거리를 두면서도 중도층을 공략할 총선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와의 인터뷰에서, “당이 어렵고 힘들면 혁신과 쇄신에 대한 요구가 더 높아지고, 총선 앞두고 다선 중진 의원들은 다소 불편한 여론이 만들어진다”며 “그렇다고 기계적, 인위적으로 가혹하게 다선 중진이라고 무조건 험지로 가야 한다. 이것 자체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