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문제해결플랫폼이 최근 광주 동구 쪽방촌에 대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인동과 계림1동에 모두 290세대가 쪽방촌에서 살아간다고 한다. 특히 응답자 160가구 가운데 90%가 경제적 결핍으로 주거비가 저렴한 쪽방촌에 들어왔고, 대체적으로 노동력이 없는 고령인들이 다수를 이룬 것으로 분석됐다. 쪽방촌 거주민의 월평균 소득도 84만 9000원으로 ‘절대 빈곤’층으로 분류된다. 쪽방촌 160가구 가운데 기초생활보장 수급 대상자도 79%에 달했다. 내달 4일 ‘빈곤과 불평등에 대응하는 도시’를 주제로 세계인권도시포럼을 갖는 ‘인권도시 광주’의 그늘이다.
쪽방촌 거주민이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폭염과 한파라고 한다. 에어컨 등 냉난방기가 없는 쪽방촌은 여름엔 선풍기, 겨울엔 전기장판만으로 버텨야 한다. 건강과 의료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61.3%가 ‘건강이 매우 나쁘다‘고 응답했다. 아파서 병원을 가고 싶으나 가지 못했던 경험도 4명 중 한명 꼴이다. 병원을 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도 경제적 어려움이라고 한다. “목표를 갖고 산다기 보다 버틴다는 게 맞는 것 같다.”는 그들의 하소연이 남의 일처럼 들리지 않는다.
올해 광주시는 7조 원이 넘는 전체 예산 가운데 사회복지에만 40%가 넘는 2조 8592억 원을 쓰고 있다. 동구를 비롯해 3조 4000억 원이 넘는 5개 자치구도 대부분이 복지예산이다. 이렇게 예산을 투입해도 쪽방촌의 그늘을 걷어낼 수 없다는 것은 광주의 복지전달 체계가 그만큼 허술하다는 반증이다. 성인 한 명이 누울 공간에서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매일 고독사에 두려움을 느낀다는 쪽방촌 사람들을 위한 광주시와 각 자치구의 더 촘촘한 대책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