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촘촘한 대책 필요한 ‘광주의 그늘’ 쪽방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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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사설>촘촘한 대책 필요한 ‘광주의 그늘’ 쪽방촌
절대빈곤에 매일 고독사 걱정
  • 입력 : 2023. 09.21(목) 17:21
광주 도심 한복판에 거주하는 쪽방촌의 실태가 우리를 가슴 아프게 한다. 몸이 아프거나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기 때문에 사실상 돈을 모을 수도 없다는 그들, 주 소득원 이래야 정부의 보장수급이 대부분인 ‘절대 빈곤’에 시달리는 쪽방촌 사람들의 실상이 안타깝다.

광주지역문제해결플랫폼이 최근 광주 동구 쪽방촌에 대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인동과 계림1동에 모두 290세대가 쪽방촌에서 살아간다고 한다. 특히 응답자 160가구 가운데 90%가 경제적 결핍으로 주거비가 저렴한 쪽방촌에 들어왔고, 대체적으로 노동력이 없는 고령인들이 다수를 이룬 것으로 분석됐다. 쪽방촌 거주민의 월평균 소득도 84만 9000원으로 ‘절대 빈곤’층으로 분류된다. 쪽방촌 160가구 가운데 기초생활보장 수급 대상자도 79%에 달했다. 내달 4일 ‘빈곤과 불평등에 대응하는 도시’를 주제로 세계인권도시포럼을 갖는 ‘인권도시 광주’의 그늘이다.

쪽방촌 거주민이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폭염과 한파라고 한다. 에어컨 등 냉난방기가 없는 쪽방촌은 여름엔 선풍기, 겨울엔 전기장판만으로 버텨야 한다. 건강과 의료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61.3%가 ‘건강이 매우 나쁘다‘고 응답했다. 아파서 병원을 가고 싶으나 가지 못했던 경험도 4명 중 한명 꼴이다. 병원을 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도 경제적 어려움이라고 한다. “목표를 갖고 산다기 보다 버틴다는 게 맞는 것 같다.”는 그들의 하소연이 남의 일처럼 들리지 않는다.

올해 광주시는 7조 원이 넘는 전체 예산 가운데 사회복지에만 40%가 넘는 2조 8592억 원을 쓰고 있다. 동구를 비롯해 3조 4000억 원이 넘는 5개 자치구도 대부분이 복지예산이다. 이렇게 예산을 투입해도 쪽방촌의 그늘을 걷어낼 수 없다는 것은 광주의 복지전달 체계가 그만큼 허술하다는 반증이다. 성인 한 명이 누울 공간에서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매일 고독사에 두려움을 느낀다는 쪽방촌 사람들을 위한 광주시와 각 자치구의 더 촘촘한 대책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