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 청년이 보낸 ‘은둔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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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 청년이 보낸 ‘은둔의 계절’
마음의 안부
최선희 | 홍림 | 1만8500원
  • 입력 : 2023. 09.07(목) 09:43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마음의 안부.
지역아동센터, 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 관련 시민단체 등의 현장에서 소외된 아이들을 만나온 최선희 씨가 고립·은둔 청년들 대상으로 릴레이 인터뷰를 시작했다. 저마다 사연을 가진 4명의 청년과 만났고 그들의 삶에 깊게 마주했던 시간을 글로 엮었다.

조울증으로 군 면제를 받았다던 32세 모카, 10년 넘게 고립된 세월을 보냈다는 세계, 사회로 나가는 게 무섭다는 모험가, 엄마에게서 벗어나고 싶어 독립했으나 고립이 됐다는 지구, 동시대를 살아가는 4인 4색 은둔 경험자들은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마음의 안부를 전한다. 지독한 오랜 계절을 보내온 이들 청년의 이야기가 고립의 싱크홀에서 허우적대는 또 다른 청년들에게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

한국에서 은둔형 외톨이라는 용어가 익숙해지기 시작한 때는 얼마 되지 않는다. 처음 용어가 등장한 2000년대 초반이다. 당시 은둔형 외톨이는 스스로 왕따를 자청하는 것으로 설명됐다. 주로 등교 거부를 통해 그 증상이 나타난다고도 했다. 은둔의 해석을 정상성의 범주에서 벗어나 있다는 의미만을 강조한 것이다.

이에 저자는 은둔을 현상과 문제적인 측면에서만이 아니라 경험적 측면에서 그 가치를 측정하고 인정해 ‘은둔형 외톨이’가 아닌 ‘은둔 당사자’ 또는 ‘은둔 경험자’로 바꿔보자고 제안한다. 더 나아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를 인용해, 곤란한 일을 있을 때 도움을 요청할 지지체계가 없는 국내 고립 인구의 비율이 OECD 가입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그 심각성을 제고한다. 은둔과 고립의 시간을 경험한 청년들의 이야기를 통해 사회 부적응의 원인을 개인에게 돌리는 현대사회의 부조리한 단상을 마주한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