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급한 불 끈 광주시, 갈등 봉합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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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남일보]사설>급한 불 끈 광주시, 갈등 봉합 환영한다
의료·공공노조 집회 중단 합의
  • 입력 : 2023. 08.28(월) 17:49
근래에 보기 힘든 시원한 결말이었다. 광주시 이야기다. 28일 광주시에 따르면 그동안 시를 상대로 ‘고용연장을 보장해달라’는 보육대체교사 노조원들과 위탁기관 선정을 두고 쟁의를 벌인 시립제2요양병원 노조원들의 기나긴 갈등이 봉합됐다.

하나씩 풀어나가 보면 지난 25일 광주시의회 중재로 광주시, 광주사회서비스원, 민주노총공공연대노동조합(공공노조) 등이 한자리에 모여 어린이집 보육대체교사 고용 문제와 관련 4자 합의를 전격적으로 이뤘다. 합의 내용은 공공부문 사회서비스 종사자들의 고용과 권익 향상을 위한 전담팀(TF)을 구성하고 연내로 논의할 것과 보육대체교사를 공개 채용하되, 중앙노동위원회가 제시한 조정안의 일부를 수용해 사회서비스원 근무 보육대체교사에게 가점을 부여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공공노조는 지난 1월부터 지속해온 시청 1층 점거 농성을 철회하기로 했다. 점거 농성 225일째 만이었다.

광주시의 행보는 다음날인 26일에도 이어졌다. 50여 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던 시립제2요양병원 노조원들이 잠정 중단을 결정한 것이다. 그 배경에는 광주시가 9월 말까지 광주연구원과 공공보건의료지원단 등 공공기관에서 시립병원에 대한 평가체계를 마련하고 이를 통해 구체적 지원 기준과 관련 조례를 정비하겠다고 약속한 것이 자리했다. 이에 의료노조가 대승적 차원에서 기다리겠다고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사람들 간의 문제는 일으키기는 쉬워도 해결하기는 항상 까다롭다. 더욱이 사회 시스템이나 잘못된 관행, 혹은 서로 다른 상식의 범위를 지닐 때는 푸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보일 때도 있다. 그런 면에서 광주시의 이번 조치들은 아주 적확(的確)했고 박수 받을 만 했다. 좀더 빨리 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다. 이제 광주 시립제1요양·정신병원이 남았다. 이들은 위탁기관인 민간의료재단의 임금 개편 방침에 반발, 노조가 지난 6월 15일부터 이날까지 74일째 총파업을 벌이고 있다. 광주시가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풀지 사뭇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