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기준으로 보면 광주에는 59개소의 여성안심귀갓길이 지정돼 있다. △동부 7개소 △서부 7개소 △남부 11개소 △북부 17개소 △광산 17개소 등이다. 여성안심귀갓길 1개소 당 평균 5.4개의 CCTV, 3.4개의 비상벨, 46개의 보안등이 있다. 그러나 길마다 편차가 크고 방범시설 역시 눈에 잘 띄지 않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거주 주민조차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집 앞의 길이 ‘여성안심귀갓길’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또 다른 지역도 비슷했다. 여성안심귀갓길로 지정된 광주 남구 백운동 한 골목엔 ‘이곳은 여성안심구역으로 순찰강화구역입니다’는 작은 표지판이 붙어있었지만, 빛이 바랜 상태여서 잘 보이지도 않았다. 이곳 역시 CCTV 기둥에 붙은 비상벨은 재활용 의류 수거함에 가려져 찾기 어려웠다. 다른 자치단체는 어떨까. 여성안심귀갓길 구간에 50~70m 간격으로 형광도료를 활용한 노면표지를 설치해 시인성을 강화하고 있다. 또 큐브 모양의 LED안내판을 통해 야간에도 어느 방향에서든 신고 위치를 알 수 있도록 한 곳도 있다.
광주경찰은 여성안심귀갓길 관리·확장을 위한 예산이 충분치 않아 지자체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실제로 해당 대책의 예산은 1년에 2억 원 수준인데, 이 예산으로는 현상황을 유지하는 것도 힘들어 보인다. 예방대책이란 시행하기 전에는 그 가치를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시행조차 안 했을 때는 그저 희생자만 있을 뿐이다. 기왕 실시한 것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경찰과 지자체가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 이러다 여성안심귀갓길에서 사고라도 터지면 그 뒷감당은 쉽게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