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지발위 시리즈>열기 식은 목포도자… 첨단 세라믹이 다시 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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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지발위 시리즈>열기 식은 목포도자… 첨단 세라믹이 다시 데운다
●남도도자, 엑스포로 미래를 빚자
⑤목포 첨단 세라믹 산업
중국·유럽도자 공세에 밀려 생활도자 침체
국내 1세대 도자업체 행남사 명성 '옛말'
목포 첨단 세라믹산단 통해 '제 2도약' 노려
반도체·이차전지·우주 등 신산업 소재 각광
  • 입력 : 2023. 08.17(목) 18:38
  • 김성수·최황지 기자
목포 세라믹산단에 입주한 전남테크노파크 세라믹센터 1층에 세라믹 소재관을 설치, 세라믹 산업이 미래산업을 이끌 신소재임을 보여주고 있다.
행남자기 공장에서는 대량으로 제작된 도자기를 총 4번의 불에 굽는 작업(소성)을 거쳐 완성품을 만든다. 행남자기 제공
영산강의 끝자락인 목포는 남도 곳곳에 꽃피운 전통도자의 산업화를 이룬 곳이다. 우리나라 생활도자의 1세대 기업인 행남사가 목포의 도자산업을 이끌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값싼 중국산 ‘본차이나’, 2000대 이후엔 유럽산 명품도자들이 밀려들면서 목포 도자산업은 침체기에 빠져 들었다.

생활도자의 명맥을 이어온 목포는 식어버린 도자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첨단 세라믹’으로 대전환을 꾀하고 있다. 목포 세라믹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이차전지, 반도체, 우주산업 등 첨단산업 세라믹 소재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전남테크노파크 세라믹산업센터 등의 세라믹산업 인프라를 통해 기업 투자와 육성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목포도자의 ‘흥망성쇠’

목포도자의 역사는 일제강점기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942년 민족자본에 의해 행남사(현 행남자기)가 설립되면서 남도의 전통도자는 산업도자로 빠르게 전환됐다. 1960년대 경제개발계획이 추진된 후 도자산업은 본격적인 근대화를 맞이했다.

1960년대 들어 도자산업의 기계화, 대규모 공장화, 터널식 가마와 자동성형기 도입, 전사기법 도입(영국에서 장미꽃 전사시 수입해 장미문양 식기세트 생산) 등으로 도자기 대량생산의 길을 열었다.

특히 산업도자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행남사가 목포 도자산업의 핵심이 됐다. 행남사는 산업도자의 대량생산과 기술력을 갖추면서 지난 1963년 국내최초로 도자기 식기를 해외로 수출했다.

이후 목포의 도자산업은 1960년대 이후 공동주택 개발이 이뤄지면서 생활도자 수요 급증으로 크게 성장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로 생활자기의 시장확대와 해외수출을 거듭하면서 목포의 도자산업은 만개했다.

1980년대 이후 산업도자에 대한 기술개발도 활발히 이뤄졌다. 행남사는 행남전자기술요업(주)을 설립해 파인세라믹스 개발을 시도했다. 설비의 현대화, 자동기계화, 도자기 기능 형태 색채 디자인 등의 다양한 개발,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 품질의 고급화와 본격적인 파인세라믹스(공업용 도자기) 개발도 이 시기에 이뤄졌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값싼 중국산 ‘본차이나’가 밀려들면서 큰 타격을 봤고, 2000년대 이후엔 유럽산 명품 도자가 혼수용품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행남사를 중심으로 한 국내 생활도자기는 침체기에 빠졌다. 극심한 경영난을 겪은 행남사는 경기도 여주로 공장을 대부분 이전하면서 생활도자로 명맥을 이어왔던 목포권 도자산업은 크게 위축됐다.

심지어 행남자기 본사마저 경기도 여주로 이전하려 했다가 지역민의 만류로 본사만은 목포에 남기로 결정됐다.

행남사는 행남자기로 변경했던 사명을 다시 원상복귀한 뒤 사업 다각화 등을 꾀했지만 생활도자의 활성화로는 이어지지 못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결국 행남사의 주력사업은 도자 등 제조분야가 아닌 식품 유통부문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면서 ‘생활도자’ 대표기업이라는 명성은 점점 잊혀지고 있다는 평가다.

●‘첨단 세라믹‘ 통해 목포 재도약 기대감

목포시는 생활도자가 아닌 ‘첨단 세라믹’으로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목포시는 연산동 일원 11만6455㎡부지에 지난 2009년부터 5년간 총 사업비 215억원을 들여 목포 세라믹산단을 조성하고, 세라믹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유치에 나섰다.

시는 세라믹산단 조성을 통해 세라믹산단 입주기업과 세라믹 원료 공급업체가 입주한 대불공단과 연계한다는 복안이었다. 첨단 세라믹은 반도체, 자동차, 조선, 우주·항공 등 국가 주력산업에 꼭 필요한 핵심소재 부품으로 전 세계 시장 규모가 80조원에 이른다.

목포 세라믹산단 활성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현재 세라믹산단엔 △㈜세원하드페이싱 △㈜포스포 △㈜코머스 △㈜삼화양행 △㈜예스바이오 △㈜코맥스카본 △㈜에이치케이테크 등 총 7개 기업이 입주한 상태이다.

이들 상당수 기업들은 반도체 코딩 소재·LED용 형광체·전자 및 방열 소재·고순도 알루미나·치과용 소재·디스플레이용 소재 등을 개발·생산하고 있다. 이들기업의 총 투자액은 510억여원, 고용인원은 132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세라믹산단은 총 분양률이 37.8%에 그쳐 기업유치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

세라믹산단에 입주한 전남테크노파크(전남TP) 목포세라믹센터를 중심 거점으로 클러스터화도 이뤄내고 있다.

세라믹종합지원센터는 세라믹 원료개발, 장비지원, 시제품 제작지원, 마케팅까지 첨단 세라믹산업 전반을 원스톱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목포 세라믹산단 입주기업 7곳 모두 전남TP 세라믹산업센터 입주 후 제품개발 및 생산기술 확보 후 세라믹신단에 투자를 실현한 사례들이다.

특히 한일 무역분쟁에 따른 원료소재 수급난을 겪을 당시 80%이상 수입에 의존했던 알루미나 원료소재의 국산화에 성공해 수입대체제로 활용함으로써 때 아닌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알루미나 원료소재 개발업체인 ㈜코머스가 목포 세라믹산단에 공장을 신축, 본격 생산에 돌입한 것은 성공사례로 꼽힌다.

㈜코머스는 연면적 1000여㎡의 신축공장 설립을 위해 토지매입과 건축비, 양산장비(대형 스프레이드라이어, 전기로 등) 등 총 33억원의 투자를 완료했다.

최광표 전남테크노파크 세라믹센터 센터장은 “첨단재료산학협력센터는 다양한 연구·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인재가 지역 기업에 안착하는 플랫폼 환경 구축을 위해 설립됐다”면서 “목포대 첨단재료공학과를 중심으로 2차전지·전고체 전지 등 배터리 분야, 전기차·수소차·자율주행 자동차 등 첨단부품 및 스마트 센서 분야, 차량용 반도체 분야 등 미래형운송기기 첨단부품소재 분야 지역인재 육성, 신기술 개발, 지역기업 육성 등을 꾀하겠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김성수·최황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