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본분 잊고 교원들 배만 불린 한전공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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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사설>본분 잊고 교원들 배만 불린 한전공대
산업부 감사 ‘무더기 비위’ 적발
  • 입력 : 2023. 07.27(목) 17:18
한국에너지공과대학(한전공대)이 무더기로 비위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한전공대는 에너지 분야에 취약한 국가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에너지 대전환 시대에 맞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설립한 대학이다. 전남도와 나주시가 매년 100억원씩 10년간 총2000억원을 출연하는 등 사회적 가치도 높다. 도민의 대학이면서 국가 산업의 미래를 이끌어갈 한전공대가 인재 양성이라는 대학 본연의 역할을 무시하고 온갖 비리의 온상으로 전락했다는 것은 충격이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한전공대의 감사를 실시한 결과 업무추진비와 법인카드를 부적절하게 사용하고 연구비 목적 외로 사용한 비위가 다수 적발됐다. 산업부는 책임을 물어 총장 해임을 이사회에 건의하고 5900만 원은 환수조치할 계획이다. 특히 예산회계, 인사총무, 공사계약, 연구분야 등 기관 운영 전반에 걸쳐 규정 위반과 관리 부실 등 도덕적해이와 부적정 사항이 다수 발견 됐다고 한다.

실제 예산·회계 분야에서는 법인카드 사용과 관리 부적정 사례가 총 264건, 1억 2600만 원 규모로 집계됐다. 업무추진비 집행과 정산이 부적절한 사례도 총 28건, 800만원에 달했다. 사업비로 사용해야 할 출연금 208억원을 기관운영비나 시설비로 집행하는 등 출연금 용도별 관리가 소홀했던 점도 적발됐다. 인사·총무 분야에서도 47명이 허위로 근무하는 등 206건의 비위가 드러났다. 시간외 근무수당을 부당하게 수령하고, 이사회·산업부 보고 없이 내부결재만으로 급여를 13.8% 인상한 것도 부끄러운 행태다.

한전공대는 단순하게 호남권 특성화대학이 아닌 에너지 대전환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특별법에 근거해 설립된 대학이다. 한전공대는 감사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이번 일을 환골탈태의 계기로 마련해야 한다. 관계기관도 한전공대에 대한 외부 감시 기능이 강화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미래 국가경제와 산업 판도를 바꿔가야 할 한전공대가 온갖 비위로 교원들 배만 불려서는 부끄러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