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모두의 노력 필요한 아동친화도시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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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사설>모두의 노력 필요한 아동친화도시 광주
노키즈존 광주 10곳·전남 13곳
  • 입력 : 2023. 07.25(화) 16:35
광주·전남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어린이들의 출입을 금지하는 이른바 ‘노키즈존’(No-kids zones)이 늘고 있다고 한다. 제주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우리나라 노키즈존 현황과 쟁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에서 ‘노키즈존’을 운영하는 업소는 광주 10곳, 전남 13곳을 포함해 542곳으로 확인됐다. 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실제 노키즈존 영업장도 상당수여서 사회 분위기가 노키즈존을 선호하는 듯 느껴지기도 한다.

영업주들의 마음은 이해한다. 영유아·어린이가 뛰어다니거나 하면 안전사고 우려가 커지고, 소란스럽게 뛰거나 떠드는 것에 대해 방치하는 일부 부모로 인해 다른 손님들의 항의가 이어지기도 해 노키즈존을 설정하는 경우도 많다. 실제 한 업주는 전남일보 취재에서 “부모가 조금만 주의를 주면 되는데, 방치해 버리니까 어쩔 수 없이 노키즈존으로 바꿨다”고 토로했다.

이것은 명백히 해당 부모의 잘못이다. ‘아이가 떠드는데 뭐 어떠냐’는 본인 집에서 하면 된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면 안된다는 것을 명확히 인지 시키는 것도 훌륭한 가정교육이다. 허나 이런 이유로 노키즈존으로 업장을 탈바꿈하는 것은 과한 처사다. 노키즈존은 영·유아와 어린이에 대한 과도한 차별이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1인당 합계출산율 0.78명이다. 이런 와중에 어린 아이의 출입을 제한하는 공간이 늘어나면 출산과 육아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아이 낳아 키우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국가적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기도 하다.

광주는 지난 2019년 12월 유니세프한국위원회로부터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은 도시다. 이처럼 아이들이 놀 공간이 줄어드는데, 어떻게 친화가 이뤄지겠는가. 그러니 지방정부는 아이들이 존중받는 한 인격체로서 어디서든 놀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부모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외식·외출할 수 있도록 가정교육을 동시에 진행함이 옳다. 어느 한쪽만으로는 박수소리가 나지 않는다. ‘아동친화도시 광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모두가 노력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