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오월단체 ‘사과 먼저’ 시민 목소리 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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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사설>오월단체 ‘사과 먼저’ 시민 목소리 들어야
5·18토론회 시민 대다수 공감
  • 입력 : 2023. 07.24(월) 17:44
광주시민들은 최근 벌어진 오월 단체간 다툼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었다. 지난 22일 5·18기념재단이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5·18 용서와 화해, 진실과 책임’을 주제로 시민 대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70여 명의 시민이 참가해 12개 조로 나눠 각자 5·18에 대해 심층토론을 벌였다.

가장 뜨거웠던 주제는 최근 두 5·18 공법단체(부상자회·공로자회)와 시민사회(오월정신대책위)간의 다툼이었다. 시민들은 뭐라고 했을까. 토론회에 참여한 광주시민들 대부분은 “각자의 의견만 고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물론 “계엄군도 피해자라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도 있었다. 절충안으로는 “서로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아직 계엄군을 용서하기에는 공감대 형성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계엄군의 사과 행보와 관련 “광주 시민들이 사과를 받아줄 때까지 진정성을 가지고 계속 사죄해야 한다”, “사과가 선행되지 않는 화해는 없다”는 생각이 공통적으로 제기됐다. 즉 가슴이 울리는 사과를 먼저 하라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가슴을 울릴까. 계엄군 스스로 그 과오와 진실을 인정하고 밝히는 것이다. 우리도 피해자라고 말하기 전 1980년 광주에서 벌인 일에 대해 눈물로 참회하기를 광주시민들은 바라고 있다. 멀리 볼 것 없다.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 씨를 보면 알 수 있다. 광주에서 그를 욕하는 사람은 없다. 그가 진심을 다해 사과했기 때문이다. 어려운 일도 아니다. 무엇을 했고, 그것 때문에 광주가 어떤 고통을 받았으며, 그에 따른 죄송함을 표현하면 된다. 거기까지 하면 누가 뭐라 해도 손을 내미는 이들이 있다.

일부 시민들은 사과를 너무 공격적으로 요구하지 말자는 이야기도 있었다. 이 역시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생긴 성숙함이다. 광주 시민의 말을 거스르는 오월단체가 존재할 이유도 없다. 부디 이 성숙한 의견을 공법단체와 시민단체가 수용하길 바랄 뿐이다. 명심해두자. 광주 시민의 뜻이 오월 영령의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