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누적지원 1조 원…관리는 주먹구구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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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남일보]사설>누적지원 1조 원…관리는 주먹구구라니
광주 시내버스 준공영제 말썽
  • 입력 : 2023. 07.19(수) 17:23
광주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말썽이다. 매년 막대한 혈세를 지원하고도 광주시가 주먹구구식 행정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준공영제 운영 조례상 명시된 정산검사나 운송원가 산정, 경영평가 미시행과 특정감사 사후 조치까지 상당 부분도 부실하게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성을 담보로 해야 할 준공영제의 횡보가 안타까운 일이다.

광주시의회 채은지 의원은 19일 제318회 임시회에서 시내버스 준공영제 재정지원금 관리부실 문제를 지적한 뒤 관리·감독 정상화를 요구했다. 매년 1000억 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관리·감독이 부실했던 만큼 준공영제에 대한 점검과 정비를 시작으로 광주시 교통 정책 전반의 방향 설정과 개선방안을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한다는 게 채 의원의 설명이다. 앞서 지난 17일 광주시의회 예산결산 특위는 시내버스 준공영제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음에도 광주시의 검증이 수년째 허술하게 이뤄진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가 당초 제출한 재정지원금 418억 원 가운데 절반인 209억 원을 삭감했다.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운송 적자분을 광주시가 지원해 공공성을 유지하는 제도다. 광주시는 시민의 교통편익을 위해 지난 2007년부터 해마다 9개 시내버스 업체에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다. 첫 해 196억 원이던 지원금은 지난해 1448억 원으로 늘어났다. 15년간 누적 지원금도 1조 795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이처럼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됐음에도 그동안 행정기관의 검증은 허술하기 그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시민의 발’이 돼야 할 준공영제가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한 모양새다.

시내버스는 시민에게 꼭 필요한 중요한 인프라다. 광주시는 막대한 예산을 지원하는 만큼 예산 기준과 경영평가, 성과이윤 분배 등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버스업체의 무책임한 경영과 방만한 운영을 막을 수 있는 대책도 필요하다. 매년 막대한 혈세를 지원하고도 관리·감독을 소홀히 하는 것은 광주시의 직무유기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