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의정단상·강수훈> 9대 광주시의회 개원 1년, 팀보다 위대한 개인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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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의정단상·강수훈> 9대 광주시의회 개원 1년, 팀보다 위대한 개인은 없다
강수훈 광주시의원
  • 입력 : 2023. 06.29(목) 15:55
강수훈 시의원
‘37.7’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숫자다.

작년 6월1일 지방선거 투표가 종료되고 받은 광주 정치의 성적표는 역대 최저, 전국 최저 투표율이었다. 광주시의원 지역구 20곳 중에서 무려 11곳이 무투표로 진행됐다. 당선의 기쁨보다는 광주 정치를 회복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앞섰다.

실제로 의회에 입성해 보니 비례대표 당선자 3명을 포함한 전체 의원 23명 가운데 초선은 16명으로 70%에 육박했고, 출범 당시 평균 연령은 48.8세로 젊은 초선의원 비율이 역대급으로 높았다.

이렇게 제9대 광주시의회의 시작은 기대보다는 우려의 분위기가 강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2022년은 대한민국 지방자치 30년 만에 기존 자치단체, 단체장 중심에서 주민과 의회 중심으로 지방자치법이 전면 개정된 자치분권 2.0의 원년이었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지방자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번 의회는 달라야 한다’는 부담으로 의정활동을 시작했다. 그 후 1년 365일. 광주시의원으로서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정말 쉼 없이 달려온 1년이었다.

‘참여하는 시민, 행동하는 의회’를 기치로 내세우며, 담대한 도전을 약속했다. 집행부 견제와 감시에 소홀함 없는 ‘의회다운 의회’를 만들고, 언제나 공부하고 연구하는 ‘실력 있는 의회’로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의회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일은 의원 몇 명이 모여 의기투합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각자의 의원들이 아무리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의원을 지원해주는 의회 사무처 직원들이 마음을 모아주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래서 9대 의회는 기존에 없었던, 기존과 달라진, 여러 시도들을 하기 시작했다.

먼저 ‘월례 조회’를 신설했다. 매월 첫째 주 첫날을 시작하면서 의원과 사무처 직원들이 함께 만났다. 한 달을 돌아보고, 새로운 한 달의 각오와 계획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다른 조회처럼 근엄하고 경직된 형식을 벗어나서 뮤직비디오나 짧은 감동 영상을 보며 조회를 시작했다. 의장의 인사말은 늘 유머가 있고 따뜻했으며, 초청한 특강 연사들의 메시지는 날카롭고 분명했다.

날씨가 좋은 봄날에는 명랑 운동회도 진행했는데, 23명의 전체 의원과 100여명의 전 직원이 함께한 운동회는 광주시의회 개원 이래 처음 있었던 일이라고 한다. 그만큼 소통과 화합을 중요시했던 지난 1년이었다. 그 결과 지금의 광주시의회는 의원과 사무처 직원 등 자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모두 한배를 탄 운명이고, 각자가 풍랑을 헤쳐 나가는 선장이라는 책임 의식과 주인 정신을 가질 수 있었다.

또 의원들 사이에서도 지역구, 소관 상임위, 초선과 재선, 성별, 나이 상관없이 광주의 문제라면 너나없이 함께 고민하고, 동행하는 1년을 보냈다. 주류, 비주류의 계파 없이 협업하며 학습과 현장을 병행한 결과, 지난 8대 의회 전반기 1년과 대비해보면 의원 연구모임은 2개에서 6개로 증가했고, 연구 모임 횟수는 8회에서 62회로 675% 급등했다. 정책토론회도 41회에서 57회로 증가했고, 현장 방문도 67회에서 77회로 증가했다. 365일 24시간 내내 의회의 불은 꺼지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초선 의원 5명이 함께 진행한 ‘5·18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라는 주제의 릴레이 5분 자유발언도 지역사회에 큰 메시지를 던져주었다. 의원 개인에게 주어진 5분을 5배로 확대해 광주의 5월 정신을 쇄신하는 데 경종을 울렸다. 이 모든 것이 의원 개인의 역량보다는 ‘집단 지성의 힘’과 ‘함께하는 상상’에서 비롯된 것이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말이 있다. 개인의 역량이 팀워크를 통해 더 고차원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의미다. 1년을 지내온 광주시의회의 성과가 이를 증명했다. 그러나 아직 나아가야 할 길이 멀다. 시민의 선택을 받은 의원 개인의 뜨거운 열의가 지금처럼 일심동체로 한데 어울려진다면 광주 발전과 지방자치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것이다.

광주시의회, 정말 기대하셔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