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한국전력 사옥. |
25일 한국전력공사 광주·전남본부에 따르면, 조류로 인한 정전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 자료를 보면 지난 2018년 4건, 2019년 8건, 2020년 13건, 2021년·2022년 각 14건 등 매년 증가세다. 또 지난 5년 간 광주·전남에서 일어난 정전 354건 중 조류로 발생한 정전은 53건(14.9%)을 차지하고 있다.
정전은 새의 일부분이나 둥지의 재료인 나뭇가지나 철사가 전선과 닿으면서 일어난다.
실제 지난 15일 오전 광주 북구 용봉동에서 새가 전주의 전선을 건드려 인근 아파트 600여 가구가 정전되기도 했다.
특히 ‘까치 둥지’로 인한 정전이 최근 5년간 37건이었다. 까치들은 주로 미루나무 등 키가 큰 나무에 둥지를 트는 습성이 있는데, 도시가 확장하고 선호하는 나무가 줄자 이를 대신할 우뚝 솟은 전주에 집을 짓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해마다 까치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지만 ‘정전 감소’와 ‘새와의 공생’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뾰족한 해결책은 찾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전은 정전 예방을 위해 매년 30억원을 들여 봄철 까치 둥지 5~9만 여 개를 철거하고 있다. (사)야생동물피해방지협회 등에 유해조수로 지정된 까치 사살·포획을 위탁한다.
한국전력공사 관계자는 “둥지를 털어내도 이튿날 까치가 같은 자리에 집을 짓는 경우가 많다”며 “도시 여러 곳에 둥지가 있어 많은 인력·시간·예산이 들지만 현재로선 철거와 포획이 최선의 예방책”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까치가 머물수 있는 공간을 늘리는 등 장기적인 공생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 희복 성난비건 활동가는 “광주시가 도심 생태계에 서식하는 야생 생물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며 “둥지 철거 과정에서 추락사 경우도 많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철거시 야생동물구조센터에 새끼를 인계해야한다”고 밝혔다.
노병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