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102-4> 민관 협력으로 수질개선 성공한 ‘석촌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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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102-4> 민관 협력으로 수질개선 성공한 ‘석촌호수’
담수량 636만톤 풍암호수의 10배
송파구, 행정지원·롯데, 기금 조성
친환경약품 투입·공기부양기 가동
호수 상업행위 허용 ‘조건부 승인’
  • 입력 : 2023. 06.18(일) 18:44
  • 김혜인 기자 hyein.kim@jnilbo.com
지난해 8월7일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서 열린 ‘2022 LOTTE Oe Race’에서 참가자들이 수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앙공원1지구 개발에 포함된 풍암호수의 수질개선을 두고 연일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송파구의 석촌호수가 민관 협력을 통해 친환경약품으로 녹조와 오염물질을 성공적으로 없애고 수질을 향상시켜 시민들의 공간으로 거듭나 주목받고 있다.

석촌호수는 1970년대 한강과 송파강 사이에 있던 잠실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호수로, 도심 속 한가운데 위치한 탓에 오염물질이 대거 유입되면서 녹조 발생 등 수질문제가 대두됐다.

석촌호수의 담수량은 636만톤으로 풍암호수의 10배에 달하며, 수면적은 21만7850㎡, 수심은 평균 5m다.

서울 송파구는 2021년 8월 롯데 등 여러 기업과 업무협약을 맺으며 석촌호수 수질 개선 프로젝트에 나섰다. 송파구가 수질개선사업에 대한 행정지원 및 기초자료를 제공하고, 기업은 기금 조성과 제반사항 등 현장업무를 지원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송파구와 기업들은 1년여간 친환경약품을 사용해 최소 일주일에 2번, 총 1톤을 분사해 물속 유해조류와 박테리아를 제거해 수질을 향상시켰다.

이밖에도 송파구는 연간 2400리터의 녹조류 억제 약품을 수질 상태에 따라 살포했다. 또 6개월간 바지선을 띄워 가압부상방법을 통해 수중 오염물질을 응집, 수면 위로 부상시켜 슬러지를 수거해왔다. 연중 24시간 공기부양기를 가동시켜 수중 내 산소 공급을 통해 용존산소량을 증대시켜 석촌호수의 수질을 향상시키고 있다.

민관의 이같은 노력으로 석촌호수 투명도는 0.6m에서 최대 2m까지 증가했고, 엽록소는 3등급에서 1등급으로, 전체적인 수질도 3급수에서 2급수 이상까지 대폭 개선됐다.

그 결과를 시민들에게 증명이라도 하듯 지난해 8월7일 석촌호수에서 수영대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400여명이 참여한 이 대회에서는 석촌호수를 1.5㎞ 수영하고, 롯데월드타워 123층(2917 계단)을 오르는 아쿠아슬론 코스를 선보여 많은 시민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석촌호수 물맛이 좋았다”, “물속에서 앞사람 발까지 보일 정도로 깨끗했다” 등 시민들의 반응이 좋았고, 다음달에도 수영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약품을 이용한 정화로 수질을 개선한 석촌호수는 민간사업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다.

송파구는 인근에서 놀이공원을 운영하는 롯데가 담수량이 많은 석촌호수의 수자원을 활용해 호수 한가운데 만들어진 인공섬(매직아일랜드)에서 상업행위를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조건부 승인을 해줬다. 그 대가로 송파구는 롯데측으로부터 연간 80억원 가량의 임대료를 징수했다. 롯데는 호수 수질개선이 전제돼야 더 많은 고객 유치와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판단으로 현재도 별도의 비용을 투입해 관리에 나서고 있다.

송파구는 수질개선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지난달 15일 ㈜롯데물산 등 6개 롯데계열사, (재)녹색미래, ㈜젠스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앞으로도 민관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수질을 향상시킬 방침이다.
김혜인 기자 hyein.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