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장애학생 방학돌봄 우리 모두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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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장애학생 방학돌봄 우리 모두의 문제다
해결 기미 없는 부모·교사 갈등
  • 입력 : 2023. 06.15(목) 17:29
광주 ‘장애학생 방학학교’ 운영 주체를 놓고 장애인 부모들과 특수교사 간 갈등이 해결될 기미가 안보인다. 장애인 학부모는 교육의 전문성 부족, 운영상 애로점 등을 들어 학교의 직접 운영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특수교사들은 업무 과중이 심화되고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광주지역 장애학생은 5개 특수학교에 1090명, 280개 특수학급에 1408명이 재학하고 있다. 그러나 시각 장애 교육을 담당하는 세광학교를 제외하고는 이들에 대한 방학기간 돌봄교실은 운영되지 않았다. 처음엔 부모들이 나섰다. 광주장애부모연대는 지난 2010년부터 광주시교육청의 위탁 공모사업을 통해 장애학생 방학학교를 운영했다. 매년 200~300명의 장애학생이 이용하는 등 높은 수요를 보였다. 허나 한계가 있었다. 교육의 전문성을 담보하기 어렵고, 공간 활용이나 급식, 차량 운영 등에도 제약이 많았다. 이에 지난 2021년 부모연대는 시교육청에 특수학교 직접 운영을 요구했다.

교사들은 불가하다고 맞섰다. 특수교사들은 방학 동안 연수나 신학기 준비 등에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데, 방학학교를 직접 운영할 경우 이중고에 시달리게 돼 본래 업무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후 부모연대, 교원단체, 시교육청 등으로 구성된 협의체 회의가 10차례 이상 진행됐지만,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두 단체가 보이는 갈등의 본질은 무엇일까. 장애학생의 ‘돌봄’이 교육의 영역이냐 아니냐의 논쟁은 무의미하다. ‘장애’는 사회의 복지 시스템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는 교육청뿐 아니라 자치단체까지 나서야 하는 모두의 문제다. 장애를 가진 아이가 적절한 교육을 받고 사회에 나와 사람들과 어우러져 사는 것, 이것은 나눠질 것이 아니라 통합돼야 하는 일이다. 즉, 교육계와 지자체, 시민사회까지 모두 머리를 맞대야 하는 그런 문제라는 얘기다. 그것이 안되니 지금처럼 보듬어야 할 학부모와 교사가 서로 할퀴는 것이다. 언제까지 이를 두고만 볼 것인가 모두에게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