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동 붕괴참사 2주기…"그날 비극 생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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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학동 붕괴참사 2주기…"그날 비극 생생해"
오후 4시22분 맞춰 추모묵념
유족 “추모공간 조성” 당부
  • 입력 : 2023. 06.09(금) 19:24
  • 전해연 인턴기자 haeyeon.jeon@jnilbo.com
9일 오후 4시20분께 광주 동구 삼성디지털프러자 학동점에서 엄수된 학동4구역 재개발 붕괴 참사 2주기 추모식에서 이진의 유가족 대표가 추모사를 읽고 있다. 전해연 인턴기자
17명의 사상자를 낸 학동 재개발 4구역 붕괴 참사 2주기 추모식이 유가족과 추모객들의 비통한 눈물 속에 거행됐다.

9일 오후 4시20분께 광주 동구 구 삼성 디지털프라자 주차장에서 엄수된 추모식에는 유족을 비롯해 강기정 광주시장, 임택 동구청장, 시·구의원과 시민 100여명 등이 참여해 희생자를 기렸다.

참사가 발생한 오후 4시22분에 맞춰 추모묵념이 진행됐다. 정적에 휩싸인 채 유가족과 추모객들은 그리운 얼굴을 떠올리며 희생자들의 이름을 부르기도 했다.

이진의 학동 참사 유가족 대표는 추모사에서 “일상으로 돌아가고 하루하루 어떻게든 살아보려 몸부림치고 있지만, 아직도 그 시간에 있다. 책임자 처벌은 아직도 모든 관련자의 재판이 끝나지 않아 누가 얼마나 무엇을 잘못했는지 여전히 알 수 없는 답답한 상황이며 1심까지 결정된 책임자들의 형량은 유족 입장에선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라며 울분을 토했다.

이 대표는 “참사 초기 사회적 관심으로 국회와 정부 차원의 재발 방지를 위한 많은 협의가 있었지만, 여전히 중요 법안들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처음 유족과 만나 약속했던 책임자 처벌 강화와 재발 방지 법안을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또 이 대표는 “지난 2년간 추모 공간 마련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탁상 공론의 연속이었다. 8명이 다치고 9명이 죽어간 현장에 비참하게 돌아가신 분들을 기리는 작은 공간을 만들고 싶을 뿐이다”며 “유족들이 떠난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고 인근 주민들도 편히 쉴 수 있는 모두를 위한 그늘이 있는 공간 마련을 위해 추모식에 참석한 관계자들께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강기정 광주시장은“학동 참사는 무고할 뿐만 아니라 무관한 시민들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재개발 역사에서 되풀이돼선 안 될 사건이다”며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일은 국가와 지방정부가 존재하는 이유다. 추모 공간 조성을 포함한 추모사업에 대해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임택 동구청장도 “유족과 슬픔을 함께 나누고 아파하며 유사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노력에 온 힘을 기울이겠다. 많은 시민이 아픔을 공감하고 재발해서는 안 될 참사를 기억하기 위해 추모 공간이 반드시 조성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추모식이 끝난 후에도 유가족과 추모객들은 한참 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한편, 지난 2021년 6월9일 오후 4시22분께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지에서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무너져 버스정류장에 정차한 시내버스 1대가 매몰돼 승객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었다.
전해연 인턴기자 haeyeon.jeo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