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6만명 사라진 지역 아동, 태평할 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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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6만명 사라진 지역 아동, 태평할 때 아니다
중소기업은 육아휴직도 못 써
  • 입력 : 2023. 06.08(목) 17:43
디스토피아 영화 같은 내용이 현실로 돼가고 있다. 아이들 웃음소리가 완전히 사라지는 세상 말이다. 지난 7일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호남·제주지역 아동가구 양육환경 변화상’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1월 1일 기준 만 18세 미만 아동인구는 광주 23만 3000명, 전남 24만 9000명으로,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광주 15.8%, 전남 14.0%였다. 6년 전인 2015년과 비교해 각각 5만 9000명, 5만 7000명씩 감소했다. 비율로는 광주 -3.7%p, 전남 -3.0%p 하락하며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인구 통계수치에서 1%는 상당한 숫자다. 그런데 무려 3%의 변동이다.

2021년 양부모가구의 맞벌이가구 비율은 광주 72.5%, 전남 67.4%를 차지했는데, 6년 전인 2015년과 비교해 각각 8.4%p, 9.5%p나 늘어났다. 아이가 부모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육아휴직률은 어떨까. 2021년 상시근로자 부모의 육아휴직률은 광주 10.0%, 전남 9.0%로 10명 중 1명만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체 규모별로 육아휴직률을 분석하면 대기업, 중견기업 상시근로자이자 아버지의 육아휴직률은 중소기업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어머니의 육아휴직률 역시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중소기업에 비해 높았지만, 광주는 대기업조차 2015년에 비해 어머니의 육아휴직률이 감소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중소기업일수록 아이와 같이 보낼 시간이 더욱 짧고, 그런 환경에 처한 젊은 층들이 아예 출산을 포기한다는 것이다. 이 무슨 참혹한 현실인가. 어느 나라는 아이를 낳으면 수천 만원을 지급하기도 하고, 어디서는 집을 주기도 한다는 데 대한민국은 있는 육아휴직도 못 쓴다는 게 말이 되는가. 저출산을 막기 위해 책정된 천문학적인 예산은 다 어디로 갔는가. 나라 망하는 거 별거 아니다. 다음 세대가 없으면 망한 것이다. 언제까지 태평하게 팔짱만 끼고 있을 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