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 기자수첩> 혁신도시 호수공원 화초 절도사건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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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 기자수첩> 혁신도시 호수공원 화초 절도사건을 보며
박송엽 나주 주재기자
  • 입력 : 2023. 05.24(수) 16:24
  • 나주=박송엽 기자
박송엽 나주주재 기자
“오후 5시께 빛가람호수공원에서 40대 여성 5명이 꽃삽·쇼핑백을 챙겨와 쑥부쟁이 꽃나무를 파서 담아가는 모습을 보니 참~~씁쓸하네요!”

지난 11일 오후 11시 ‘나주빛가람동주민자치카페’에 ‘호수공원부근 꽃 절도’라는 제목과 함께 글이 하나 올라왔다.

인구 4만명이 사는 빛가람혁신도시. 그것도 평일 오후 대낮에 40대 여성 5명이 모종삽, 쇼핑백까지 준비해와 화초를 싹쓸이 해갔다니 처음엔 반신반의 했다.

카페 글을 처음 접한 건 지난 16일 오후 늦은시간이었다. 빛가람혁신도시에는 유시티 관제센터가 있다. 혁신도시 거리 곳곳 CCTV가 깔려 있어 경찰의 범인검거는 식은 죽 먹기다.

취재에 나섰다. 범인들은 당일 오후께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부영주택 홍보관 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해 두고 인근 호수공원을 돌며 화초를 다량으로 캐간 것이 확인됐다.

처음엔 ‘화초 몇 그루 정도 캤겠지’라고 생각했으나 현장, CCTV 확인 등 취재결과 예상을 훨씬 뛰어 넘었다. 40대 여성 5명이 합동으로 계획하고 저지른 범죄였다.

여성 5명이 CCTV, 시민들 보는 눈이 있는 데 굳이 왜? 의아했다.

나주시청 공원녹지과 팀장, 나주경찰서 강력팀장에 알린 후 나주시 부시장, 시장, 나주경찰서장에게도 정보를 전달했다.

이후 빛가람호수공원 화초 절도 사건은 각종 언론에 보도됐으며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해당 사건은 형법상 절도죄가 된다. 단순 절도가 아니라 2인 이상 5명이 합동으로 벌인 절도로 특수절도죄에 해당된다.

머지않아 40대 여성 5명의 빛가람호수공원 화초 절도 범행은 발각돼 검거될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여전히 대낮에 40대 여성 5명이 나주시민의 소유이자 도심 속 힐링 공간인 화단에서 꽃나무를 절도했다는 데 이해가 안갔다.

OECD 회원국, G20에 드는 대한민국에서 작금의 이 사태를 보며 씁쓸한 맛을 지울 수가 없다.

40대 여성 5명은 부디 그 자리에 다시 화초를 옮겨 심어놓기를 기원한다. 성숙해지고 선진화된 시민·국민의식이 아쉬운 5월이다.
나주=박송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