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 기아타이거즈> ‘베테랑의 관록’…양현종의 도전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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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 기아타이거즈> ‘베테랑의 관록’…양현종의 도전은 계속된다
9일 김광현과 ‘88 좌완 에이스’ 맞대결 완승
이날 승리로 통산 161승…리그 다승 2위 등극
다음 목표는 송진우 대덕대 기술위원장 210승
“나태해지지 않고 더 큰 목표 향해 달려가겠다”
  • 입력 : 2023. 05.10(수) 16:30
  •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KIA타이거즈 투수 양현종이 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랜더스와 시즌 3차전에서 8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펼친 뒤 마운드를 내려오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이제 KBO리그에 양현종보다 많은 승리를 기록한 선수는 단 한 명뿐입니다.”

‘대투수’ KIA타이거즈 양현종이 지난 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SSG랜더스 김광현과 선발 맞대결에서 웃었다.

88년생 좌완 에이스 듀오가 8년 만에 격돌해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 이날 경기에서 양현종은 8이닝 무실점의 도미넌트 스타트 괴력투로 상대 타선을 압도했고, 김광현은 6이닝 3실점의 퀄리티스타트 호투로 명품 투수전을 이었다.

특히 양현종은 101구를 던지며 10개의 삼진을 거둬 팀 승리의 발판을 놨다. 4회말 변우혁의 투런홈런과 5회말 류지혁의 적시타에 9회초 마운드를 이어받은 정해영의 깔끔한 삼자범퇴 마무리까지 도움이 더해지며 3-0 승리의 주역이 됐다.

양현종은 이날 승리 투수가 되면서 개인 통산 161번째 승수를 쌓았다. KBO리그 통산 다승 부문에서 정민철 MBC SPORTS+ 해설위원과 KBO리그 공동 2위로 어깨를 나란히 했고, 선발승도 159승으로 163승을 거둔 송진우 대덕대 야구부 기술위원장을 바짝 추격했다.

또 두 자릿수 탈삼진과 8이닝 투구까지 위력을 과시하며 “언제까지 양현종인가?”하는 의문을 정면 반박했다. 양현종의 두 자릿수 탈삼진은 2020년 9월 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자이언츠와 더블헤더 1차전 이후 978일 만이며, 8이닝 투구는 2020년 10월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트윈스전 이후 934일 만이다.

양현종은 이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크게 부담은 되지 않았던 것 같고 저희가 오랜만에 시합을 해서 저 뿐만 아니라 야수들도 컨디션이 올라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며 “저는 상대 투수와 싸우는 게 아니라 상대 타자들과 싸우기 때문에 전력 분석을 좀 더 생각했고, 컨디션도 좋았기 때문에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경기에서 양현종은 물오른 직구의 위력을 과시했다. 세 시즌 만에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증명해냈다. 그는 “많이 쉬어서 어깨가 좋은 상태에서 마운드에 올라왔다”며 “컨디션이 올라왔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투구를 하면서 투구 수 관리가 잘 됐던 것 같다”고 복기했다.

특히 양현종의 자신감이 최고조였다. 8회초까지 101구를 던지며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묶었기 때문에 완봉에 대한 욕심도 있었지만 마운드를 넘겼다. 그는 “7회초 2사 후 저는 솔직히 자신이 없었는데 (한)승택이가 자기를 믿고 더 던지라고 해서 코치님께도 그렇게 말씀 드렸다”며 “오히려 8회말에는 완봉 기회가 흔치 않기 때문에 욕심을 내봤는데 일요일 경기도 있고 3점 차여서 (정)해영이를 믿었다”고 설명했다.

시속 129㎞의 느린 직구를 새 무기로 장착한 베테랑의 관록도 보였다. 양현종은 “선발을 오래 하고 있고 저도 나이가 있다 보니까 강하게 윽박지르는 투구로는 체력에 (부담을) 느끼는 게 있다”며 “스프링캠프 때부터 꾸준히 연습을 했고 오늘도 최대한 완급 조절을 하려고 노력했다. 특히 오늘은 전체적인 투구 밸런스가 나쁘지 않아서 원하는 곳에 공이 잘 들어가면서 체력을 아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타이거즈의 세 번째 영구 결번의 유력한 후보로서 리그 최고의 자리도 넌지시 목표로 삼았다. 그는 “정민철 해설위원님께는 4월에 깨겠다고 말씀드렸는데 늦어진 감이 있어 아쉽지만 항상 존경하는 분이고 또 제 다음 목표는 너무 멀리 있다”며 “운동이나 여러 가지 준비를 게으르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음 게임, 그다음 게임도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