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연대·시민들이 22일 서울 종로구 D타워 인근 도로에서 정부의 우크라이나 전쟁무기 지원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
도·감청 정보 유출로 인해 우크라이나 분쟁에 대한 미국의 깊은 개입이 밝혀졌고 러시아와 동맹국에 대한 도·감청 활동이 드러난 것이다. 국가 간 정보 교환 협정, 즉 파이브 아이즈(FVEY) 국가(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조차도 이러한 도·감청 정보 기밀 유출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는 데 도움이 필요한 한국과 같은 주요 파트너에게는 방해가 된다고 언급할 정도였다.
러시아는 미국의 군사 기밀 문서 유출에 대해 미국과 나토(NATO)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분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러시아는 동맹국들이 점점 더 갈등에 관여하고 있으며, 앞으로 미국 측의 압력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하였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도·감청 강국이자 타인을 가장 많이 도·감청하는 국가이다. 미국은 적뿐만 아니라 동맹국까지 전 세계를 주시하고 있다. 이 사건 이후 우리는 미국을 동맹국으로 신뢰할 수 있는지 여부를 고려해야 할 정도다. 미국은 이데올로기, 민주주의, 자유, 가치를 끊임없이 외치지만 자국의 이익만을 우선시하고 있다. 그리고 아무리 변해도 세상에 대한 감시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계획이 미국의 글로벌 헤게모니를 유지하는 것인 한 세계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야 하며 도·감청 활동은 이 목표를 달성하는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이번 미국의 도·감청 및 군사 기밀 문서 유출에서 중요한 내용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것이다. 이 문서(일부는 일급 비밀로 분류)에는 그래프와 수십 개의 모호한 군사 약어로 완성된 우크라이나 전쟁의 상세한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여기에는 양측이 입은 손실, 그들 각각의 군사적 취약성, 매우 중요한 것은 우크라이나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봄 공세를 시작하기로 결정할 때 그들의 군대가 어떻게 될지에 대한 것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첫째는 유출된 미국 기밀문서 중 일부는 아르테모브스크(우크라이나 이름은 바흐무트)의 상황과 관련이 있었다. 바흐무트는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의 도시로 이번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로 알려져 있다. 2월 말~3월 초에 작성된 이 문서는 첩보를 바탕으로 작성된 미국 합동참모본부의 작전보고서이다. 이것은 미국이 러시아의 전략에 대한 명확한 아이디어를 갖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최고 군사 및 정치 지도부의 행동을 모니터링한 것이다.
이 문서에는 “우크라이나군은 약하고 무장이 약하다. 아르테모프스크(바흐무트) 동부 도시의 거리에서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 군인들을 위한 유일한 좁은 보급로가 공격을 받고 있다. 2월 25일 현재 우크라이나 군대는 바흐무트에서 러시아 군대에 거의 포위되었다”고 하였다. 바흐무트 전투에서 우크라이나의 손실은 엄청나며 보상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하였다. 바흐무트의 상황은 우크라이나에 재앙적이라는 것이었다. 우크라이나가 방공군을 강화되지 않으면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하였다.
바흐무트는 10개월 동안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 이제 도시는 거의 폐허가 되고 건물은 불타고 군인들은 집집마다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은 바그너 그룹과 러시아 특수 부대의 엘리트 부대에 맞서 싸웠고 24시간 포격을 견뎌내고 있다. 하지만 유출된 미국 기밀 문서에서는 무의미한 전투라고 하며 미래의 공격에 필요한 우크라이나군의 엘리트들이 사망했다고 했다. 바흐무트는 우크라이나 지도부의 가장 큰 전략적 실수이라는 것이다. 바흐무트에서의 전투는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포격 작전 중 가장 길고 힘든 전투 중 하나로 누출 문서에서 암울하게 평가하였다.
이 문서에서는 가까운 미래에 전쟁이 교착 상태로 바뀔 것으로 예상했다. 공개된 문서 중 하나는 돈바스에서 러시아의 소모전은 막다른 골목에 도달해 러시아가 2023년까지 이 지역 전체를 점령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둘째는 우크라이나가 다가오는 봄 공세를 위해 지원군을 준비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2월과 3월의 문서에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대한 봄 반격 준비를 위해 필요한 자신들의 많은 군사적 결점을 세심하게 나열하고 자세히 설명하였다. 또한 문서에는 우크라이나 군대의 상태, 전선의 상황, 반격을 위한 장비를 축적하려는 우크라이나의 계획을 반영하고 있었다.
문서에는 우크라이나에 제공되는 훈련 및 장비에 대한 자세한 보고서가 포함되어 있으며 우크라이나는 앞으로 몇 주 안에 시작될 수 있는 반격을 위해 약 12개의 새로운 여단을 모집하고 있다고 하였다. 우크라이나군은 그를 위해 2개의 타격대를 준비하고 있었다. 특히 9여단은 서방 국가, 3여단은 우크라이나 자체로 준비하고 무장하겠다고 했다. 예상 인원은 40,000명 미만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우크라이나 분쟁이 시작될 때 해외로 이주한 군인 연령의 남성도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미 50세 이상의 사람들을 소집하기 시작했다고 하였다.
이 문서에는 이 여단이 언제 준비될지에 대한 데이터가 포함되어 있으며 서방 동맹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모든 탱크, 장갑차 및 포병이 나열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 문서는 전투 준비 태세의 정도는 군사 장비와 장비의 인도하는 시기에 달려 있다고 지적하였다. 지도 중 하나에는 봄이 다가옴에 따라 우크라이나 동부의 토양 상태를 평가하는 우크라이나 흑토 결빙 그래프가 포함되어 있었다.
또한 문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이제 러시아 공군이 우크라이나에서 군사 분쟁의 진로를 바꾸지 못하도록 엄청난 양의 탄약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하였다. 1년 이상 동안 서방 무기로 강화된 우크라이나 방공 시스템은 러시아 공군을 저지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문서에 따르면 대량의 군수품 유입 없이는 러시아 드론과 미사일의 반복적인 기총소사로 약해진 전체 우크라이나군 방공 네트워크가 무너질 수 있다고 하였다.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이 무너지거나 크게 축소되면 지상군, 특히 포병이 즉각적인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재래식 분쟁에서 무장 작전의 기초가 되는 포병이 없으면 러시아 군대는 상당한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문서에서는 미국이 한국을 도·감청하고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도록 한국을 압박했다고 주장하였다. 문서에서는 미국이 감시하고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는 데 도움이 필요한 한국과의 외교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하였다.
미국의 한국에 대한 도·감청 문서에서는 한국 정부 내에서 살상 무기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깨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쓰일 포탄을 미국에 제공할지를 놓고 논의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 관리들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에 지원을 제공하도록 압력을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문제는 미국이 도·감청한 내용들이 실제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4월 19일 윤석열 대통령이 만약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라든지, 국제사회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학살이라든지,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는 발언의 배경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 인터뷰는 윤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이뤄졌다.
미국은 한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확대에 찬성하고 있다. 4월 12일 미국이 한국 정부와 155㎜ 포탄 50만 발을 대여 형식으로 제공받는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는 2022년 한국이 미국에 넘긴 탄약(10만개)의 5배, 같은 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약 100만 발의 절반에 달하는 막대한 양이다. 미국 정부는 50만 발을 일단 미군 비축분으로 채워 넣은 뒤 미군의 기존 포탄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방침이라고 한다. 결국 이 포탄들은 우크라이나의 군사 지원에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군은 포탄 비축분을 채워 넣고 우크라이나 지원을 하는데, 한국은 대신 비축분이 부족하게 되면서 안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 정부는 미국과의 협정으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준수하면서 미국의 요청에 성실하게 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이러한 결정에 대해 우크라이나 분쟁에서 한국은 일정 단계의 개입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정부가 미군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는 것은 어떤 형식이든 공개적으로 적대적인 반러시아 행위로 간주한다고 하였다.
많은 한국 국민들은 미국의 불법 도·감청에 분노하고, 또 윤성열 한국정부의 미군을 통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대여 지원하는 위험한 행위에 분노하고 있다. 당연히 미국은 주권국이면서 동맹국으로 간주되는 한국에 대한 불법 도·감청을 중지해야 하며 세계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직접 개입하지 않고 대리전쟁을 하는 미국의 전략에 한국을 포함시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치명적으로 손상시키는 무모하고 무책임한 일은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김영술 전남대 글로벌디아스포라연구소 연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