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전국 최초 장애인e스포츠단 창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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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광주서 전국 최초 장애인e스포츠단 창단된다
장애인 30명 준프로 선수단 준비
내달 4일 첫 훈련·20일 발대식 예정
광주 e스포츠경기장 메인 훈련장
  • 입력 : 2023. 03.30(목) 18:29
  •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
지난 2021년 열린 충남 천안 흥타령배 전국장애인e스포츠대회에서 곽미숙 선수가 카트라이더 부문 준우승을 차지, 광주장애인e스포츠협회 관계자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광주장애인e스포츠협회 제공
전국 최초로 장애인e스포츠 프로구단이 광주에서 창단된다.

30일 광주장애인e스포츠협회 등에 따르면, 내달 20일 ‘광주장애인e스포츠프로팀(가칭)’이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첫 훈련은 그보다 앞선 4일에 시작된다. 전국에서 처음 설립되는 장애인 e스포츠단에 많은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선수단은 광주장애인e스포츠협회로 등록된 30명(지적·자폐·시각장애인)의 아마추어·준프로 선수들로 구성된다. 감독·코치·안내요원 등은 광주장애인e스포츠협회에서 선정되며, 협회는 추후 지역 e스포츠학과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코치진을 꾸리는 등 지자체 연계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훈련은 조선대 광주e스포츠경기장 내 스페이스G(Space G)에서 진행된다. 스페이스G는 카트라이더·배틀그라운드 등 참여 인원이 많은 게임 대회를 열기 위해 조성된 대규모 게임 공간으로, 지난해 9월 시민 접근성을 높이고자 신청자에 한해 무료 개방됐다.

이들은 매주 화·수 이틀간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훈련을 진행,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e스포츠 대회 우승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릴 예정이다. 장소 협조는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광주아시아e스포츠산업지원센터를 통해 진행됐다.

김현우 광주아시아e스포츠산업지원센터장은 “e스포츠는 이제 국민 누구나 즐기는 생활 문화가 됐다. 이런 점에서 장애인들 또한 균등한 문화적 공유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광주 장애인e스포츠팀 창단이 주는 의미는 꽤 크다. 앞으로 ‘장애인e스포츠’하면 광주가 떠오르지 않겠나. 지역을 대표하는 프로팀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영배 광주시장애인체육회 총무팀장은 “체육회 내부에서도 장애인e스포츠에 관심이 많다”며 “조만간 패럴림픽에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선수 발굴 등 장애인 e스포츠 문화산업 준비에 역할을 함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1회 전국 장애인 e스포츠 한마당이 지난해 12월 조선대 광주e이스포츠경기장 주경기장에서 열려 참가자들이 넥슨의 카트라이더 경기를 펼치고 있다. 나건호 기자
선수들 면면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30명의 구성원 중에는 광주시장애인체육회 조정 선수 및 타 지역 e스포츠 대회 입상자 등 화려한 이력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

특히 지난 2021년 충남 천안 흥타령배 전국 장애인e스포츠대회에서 카트라이더(넥슨) 준우승을 거둔 곽미숙(26) 선수는 팀의 차기 에이스다.

곽 선수는 “평소 게임에 워낙 관심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e스포츠 선수를 꿈꾸게 됐다. 장애인들에게 e스포츠는 장벽이 없는 유일한 스포츠”라며 “기존에는 광주·전남 지역에 선수단 및 대회 등이 없어 매번 타지로 개인 출전해 왔다. 작년 ‘제1회 광주 e스포츠대회’에 이어 올해 선수단까지 꾸려지니 너무 반갑다. 앞으로 지역을 빛낼 수 있도록 열심히 연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프로팀 창단은 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도 굉장히 반가운 소식이다.

이혜영 광주장애인e스포츠부모모임 대표는 “이번에 창단된 프로팀 구성이 청소년 7·성인 3의 비율이다. 학생들 대부분이 e스포츠 선수를 꿈꿨지만, 환경과 방법을 몰라 도전하지 못했던 아이들”이라며 “입단한 자녀들이 발대식 전부터 벌써 개인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다들 하는 말이 ‘어딜 가나 나는 들러리였는데, e스포츠에서는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행복해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부모로서 너무 감격스럽고 감사하다”고 속내를 밝혔다.

유수일 광주장애인e스포츠협회장은 “선수단 창단은 장애인e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필연적이었다. 장애인의 달에 맞춰 좋은 소식을 전달할 수 있게 돼서 다행이다”며 “e스포츠에서만큼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이가 크지 않다. 이번 선수단 창단 사례가 단순히 광주·전남 지역의 이슈에서 그치지 않도록 기업·지자체 등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