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90-3>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 미래 먹거리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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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90-3>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 미래 먹거리 창출”
● 광주 스타트업 ‘인디제이’
인공지능 접목 음악 플랫폼 시장 선점
‘CES 2023’ 지역 유일 혁신상 수상
테슬라 등 차량 AI솔루션 구축 추진
“市 지원시스템 활용 공동 성장해야”
  • 입력 : 2023. 03.12(일) 16:36
  •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
정우주 인디제이 대표는 “지역 기업이라는 한계에 스스로를 가둘 필요가 없다”며 “지역 스타트업의 규모 확장은 곧 산업 생태계 조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하며 “인디제이가 광주 스타트업계의 모범사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통적으로 지역경제를 이끌었던 제조, 건설 등 덩치 큰 산업부류가 경제 위기에 따라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인공지능(AI)과 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4차산업군이 광주·전남에서도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이런 가운데 AI를 음악 플랫폼에 접목해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광주의 한 스타트업 기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주인공은 광주 동구 AI창업캠프 2호점에 자리를 잡은 ‘인디제이’다.

지난 2020년 인디제이에서 출시한 음악 메타버스 플랫폼 ‘인디제이’는 사용자 상황과 감정을 분석해 그 순간에 알맞는 음악을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출시 2년만에 5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는 등 앱스토어와 플레이스토어 모두에서 음악 부문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초기에는 국내 이용자와 해외 이용자의 비율이 7:3 정도였지만, 현재는 5:5까지 해외 이용자 비율이 늘어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인디제이’는 평소 사용자가 즐겨듣는 아티스트나 노래를 분석함은 물론, 센싱기술을 통해 구축한 정보로 사용자의 상황을 파악하고, 심지어는 안면 인식 기술로 사용자의 감정까지 알아차려 음악을 추천한다.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사랑하던 정우주 인디제이 대표는 프로그래밍을 시작으로 IT, 빅데이터 마케팅업계에서 경험을 쌓으며 정보통신기술과 데이터, AI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기업의 규모를 키우는 것을 직접 지켜봤다. 그런 그에게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공부를하고 엑셀레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들이 생기면서 지금의 ‘인디제이’를 생각해 냈다고 한다.

정 대표는 “사람도 아이 때 얼마나 많은 환경에 노출되느냐에 따라서 자라나는 방향이 달라지고 학습의 속도가 달라지는 것처럼 인공지능도 이제 막 태어난 아이라고 생각했다”며 “결국 어떤 데이터가 들어오느냐가 인공지능 품질의 핵심이 되는 것인데, 어떤 데이터를 학습하고 수집하게 해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음악이라는 키워드를 떠올렸다”고 말했다.

‘인디제이’는 크게 ‘상황’과 ‘감정’ 두 가지에 집중한다. ‘상황’의 경우 센싱을 기반으로 하는데 센싱이란 GPS를 통한 사용자의 위치와 이동 여부, 스마트폰의 조도로 알 수 있는 상황의 밝기, 블루투스를 통한 다른 기기와의 연결 등 물리적인 센서를 활용한 동작들을 활용해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다.

각각의 센서들은 하나하나 따로 인지됐을 때는 특별한 의미가 없지만, 조합되면서 사용자가 어떤 패턴을 갖고 생활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특정 시간에는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을 하고, 어떤 장소에 주기적으로 머무르는지 등의 값들을 통해 하나의 인격체를 조합할 수 있는 것이다.

‘감정’의 경우 사용자가 직접 자신의 감정을 입력할 수도 있지만, 카메라를 통한 안면인식 기술로 사용자의 감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특히 인디제이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3’에 참여해 광주지역 기업 중 유일하게 혁신상을 수상하며 눈길을 끌었다. 당시 인디제이의 기업 체험 부스에서 가장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낸 것도 바로 안면인식 기술로 감정을 파악하고 그게 맞는 음악을 추천해주는 서비스였다.

인디제이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 참여해 관람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인디제이 제공
정 대표는 “지금 인디제이에서 적용하고 있는 기술들은 앞으로 스마트폰을 넘어 냉장고부터 TV 등 가전, 자동차, 헬스케어 기기까지 다 연동이 될텐데 거기에 사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솔루션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며 “지금은 스마트폰의 사용 패턴에 집중해 있다면 이제는 생활 곳곳에 포진한 인공지능 데이터들을 추출해 더욱 생활에 밀접한 AI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인디제이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주변환경과 내부 상황 등을 분석해 그에 따른 콘텐츠를 추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테슬라와 기술 실증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단계다.

또 전남대학교병원과 함께 정신건강의학 분야의 AI 솔루션 개발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예를 들어 그동안은 문진을 통한 환자의 주관적인 근거만으로 진료와 상담이 가능했던 부분을 AI를 통해 구축된 생활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정 대표는 지역에서 출발한 스타트업 기업들이 규모를 키울 수 있어야 생태계가 구축되고, 또 그것이 지역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초창기에는 광주도 인공지능 생태계가 많이 조성돼 있지 않은 상태였지만, 저희가 성장하고 또 광주시의 관련 지원 시스템과 인공지능 생태계가 동시에 성장하면서 지역에도 여러 가지 여건들이 잘 갖춰지고 있다고 여겨진다”며 “저희 기업도 2019년, 2020년 즈음에 3명, 4명으로 시작할 때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도 5명으로 시작했으니 거의 함께 성장해나가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특히 스타트업들이 데스밸리 극복하기가 쉽지 않은데 그래서 더욱 지역에 있는 스타트업끼리 함께 성장하고 팀웍을 이루고 또 경쟁하기도 하면서 협력해야 이 생태계가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인디제이가 그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광주 동구 AI창업캠프 2호점에 위치한 인디제이에서 정우주 대표가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한 음악 플랫폼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