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87-4 돌봄공백 해소노력 불구 '지원체계'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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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일주이슈 87-4 돌봄공백 해소노력 불구 '지원체계'한계
방문진료 1회 12만원, 연간지원금 부족
인력 부족 탓 영유아 돌봄대기만 '수개월'
  • 입력 : 2023. 02.19(일) 18:31
  •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
강기정 광주시장이 오는 4월 광주다움 통합돌봄 시행을 앞두고 지난 1일 오후 광산구 하남주공 아파트 재택의료서비스 이용자를 찾아 건강지원 서비스 진행과정을 점검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4월 1일 시행을 앞둔 광주다움 통합돌봄이 ‘시민 누구나’, ‘돌봄이 필요할 땐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는 ‘빈틈없는 전 생애주기 통합돌봄 서비스망 구축’이라는 목표를 내걸었지만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연 102억원이라는 한정된 예산으론 전 소득층이 충족할 만한 돌봄서비스 제공엔 한계가 있고 기존 돌봄체계의 개선도 선결돼야 한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19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소득·재산·연령·장애 여부에 상관없이’ 신청할 수 있지만 지원을 받는 소득층은 중위소득 85% 이하다. 2023년 기준중위소득 85% 이하는 1인가구 176만원, 2인가구 293만원, 3인가구 376만원, 4인가구 459만원 선이다.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중위소득 85%이하 층에 광주+돌봄 지원금액을 연간 150만원, 긴급돌봄 비용은 중위소득 100% 이하에 연간 60만원이 지원된다.

경제 취약층의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려는 노력임에도 불구하고, 인건비 등 고물가의 영향을 받는 각종 서비스비용이 턱없이 높아 지원대상자들의 아쉬움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각종 혜택을 체감도 하기전에 지원금액이 소실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연 150만원의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는 항목은 광주+돌봄의 7대 서비스다. 7대 서비스 이용금액은 시급 1만6600원이 기본이다. 1년에 90시간, 월 평균 7.5시간을 이용할 수 있는 금액이지만 가사지원과 건강지원 중 일부 서비스 비용은 턱없이 높다는 지적이다. 특히 안전지원과 주거편의 원 서비스 비용은 고비용으로 지원을 받을 수도 없는 항목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광주다움 통합돌봄에서 가장 관심을 받고있는 방문진료 서비스인 ‘우리동네의원’의 이용비용은 1회 12만원, 방문맞춤운동 비용은 1회 5만원이다. 안전지원 서비스 비용은 연1회에 한해 100만원이다. 주거편의 비용 역시 간단 수리는 1회 10만원이지만 대청소는 1회 6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광주다움 통합돌봄이 기존 돌봄망 위에 구축되는 서비스인 만큼 기존 돌봄망의 구조적 개선이 먼저라는 지적도 나온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돌봄대기 시간이다. 이용자에게 기존 돌봄서비스를 연계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대략 3~4일 정도다. 광주시는 이 3~4일을 ‘긴급돌봄’으로 채우겠다는 계획이지만, 3~4일의 시간은 행정절차를 밟기 위한 최소한의 시간일 뿐 인력부족으로 발생하는 대기시간까지 고려하면 길게는 수개월이 걸리는 것이 현실이다.

영유아 아이돌봄이 대표적인 예다. 아이돌보미의 정기교육과 모니터링으로 아이돌봄서비스의 수요도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공급부족으로 돌봄인력을 배치받는데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형편이다. 주관업체에서도 불편사항을 인지하고 있지만, 여성가족부 규정에 따라 자치구별 공급인력 채용은 연1회 10명미만에 그치는 상황이다. 긴급돌봄 지원금 60만원으로는 50시간 남짓만 이용할 수 있다. 하루 4시간 가량의 돌봄이 필요한 영아의 경우 보름정도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밖에 없다. 위기상황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추가로 60만원을 더 지원받을 수 있지만, 추가적인 지원금보다는 기존 돌봄망의 구조적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라는 의견이다.

아이돌봄서비스 이용자는 “석달을 기다려 아이돌보미를 겨우 배정받았다”며 “강하게 항의했더니 여성가족부 규정이라 주관업체에서는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한다. 특히 영유아 돌봄은 아이돌보미들이 선호하지 않아 대기시간이 길어진다고 들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구조적 문제점들을 개선하지 않고 긴급돌봄 비용만 늘리는 것은 예산 낭비만 가져올 수 있다”고 꼬집었다.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