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73-3> "산하기관 도넘은 일탈… 혁신없이 숫자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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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73-3> "산하기관 도넘은 일탈… 혁신없이 숫자만 늘었다"
최근 5년 시·도 감사결과 살펴보니||불법채용·허위결재 등 580건 적발||통폐합 1곳·신규 6곳… “개혁 말뿐”||방만경영에 부채 중점관리 대상 9곳
  • 입력 : 2022. 09.18(일) 18:45
  • 김진영 기자
민주노총 공공연대노동조합 광주지부가 지난 2020년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사무처장의 임금 부정수급 의혹을 제기하며 광주시 감사위원회의 감사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광주시·전남도 산하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평가 속에 민선 출범 이후 공공기관에 대한 구조개혁은 헛구호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공공기관의 경영혁신 대신 기관 수만 증가했고, 단체장의 선거캠프 출신 보은 인사, 낙하산 채용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시각도 높다.

민선 출범 이후 공공기관의 경영혁신이 겉돌면서 일부 기관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 엉터리 채용에 인사 부정까지

본보가 최근 5년(2018~2022년)간 광주시·전남도 자체 감사 결과를 살펴본 결과, 광주시 산하 공공기관이 주의, 경고, 권고 등 238건에 달하는 행정상 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징계 등 신분상 조치는 136명에 달했고, 재정상 조치도 2억460만원에 달했다.

전남도 산하 공공기관도 최근 5년 새 342건에 달하는 행정상 조치를 받았다. 신분상 조치는 87명, 재정상 조치는 8545만원이다.

5년 간 감사를 살펴본 결과 시·도 산하 공공기관이 엉터리 직원 채용으로 지적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5·18기념재단은 지난 2018년 3월, 재단 연구소 연구실장 채용 과정에서 공고내용과 달리 5·18 연구 실적이 없고 10년 이상 해당 분야 업무경력을 충족하지 못하는 응시자를 합격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각종 결재를 누락하거나 허위로 결재하는 등 방만한 운영도 반복됐다.

광주복지연구원은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지난해 방역수칙 준수를 위해 8인 이내 저녁식사를 하는 것으로 허위 결재를 했다가 적발됐다.

감사결과 직원 19명이 남광주시장 내 한 식당에서 회식을 벌이다 방역수칙을 위반했고 관련 보고서도 4회에 걸쳐 결재한 것처럼 허위로 작성했다.

이미 앞선 감사에서 문제점을 지적받고도 이를 개선하지 않거나 제 식구 감싸기식 솜방망이 처분을 내려 다시 감사에 적발되는 사례까지 나왔다.

전남개발공사는 지난 2018년 6월 전남도 종합감사에서 인사위원회 심의 없이 사장이 승진대상자를 임의로 승진시키려다 적발돼, 해당 관계자를 중징계 처분을 내릴 것을 조치했다.

그런데 2021년 감사 결과 전남도의 중징계 요구를 무시하고 자체 인사위원회를 열어 경징계인 견책 처분을 내린 사실이 확인됐다.

또 인사위원회 심의 없이 사장이 승진임용을 결정할 수 있도록 시행규칙을 부당하게 개정한 사실도 드러났다.

● 겉도는 구조조정…방만 경영 이어져

광주시와 전남도 산하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어서고 있지만 구조조정은커녕 공공기관은 민선 이후 더 늘기만 했다.

광주시 산하 공공기관은 지난 2016년 27개에서 올해 현재 33개로 6개가 늘었다.

신설된 기관은 광주장애인종합센터, 광주도시재생공동체센터, 광주상생일자리재단, 광주관광재단, 광주사회서비스원, 한국학호남진흥원 등 6곳에 달한다. 반면 통폐합된 기관은 없었다.

전남도 역시 같은 기간 동안 인재평생교육진흥원, 전남관광재단 등 2곳이 신설된 반면 통폐합된 기관은 지난 2020년 7월 전남인재육성재단과 전남평생교육진흥원이 전남인재평생교육진흥원으로 합쳐진 사례가 유일했다.

말뿐인 구조조정은 경영 부실로 이어지고 있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광주·전남 출자·출연기관 가운데 9곳이 막대한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부채 중점 관리 대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목포대양산단㈜과 담양그린개발㈜, 강진의료원, ㈜탑글로리 등은 부채가 자기자본보다 많은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1004섬요트관광 주식회사(921.2%), 담양대숲마루주식회사(280.92%), 광주관광재단(219.14%), 목포수산물유통센터(201.41%), 농업회사법인고흥군유통㈜(206.95%) 등도 막대한 부채에 허덕이고 있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