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3000곳 무인도 조사…해양영토 중요성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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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복지
전국 3000곳 무인도 조사…해양영토 중요성 알린다
전남대 무인도서연구센터 앞장||인문·사회·자연·해양환경 조사||식물·조류·곤충·수질 등도 연구||매년 300곳 조사…50% 완료||유인도 주민 정주여건 개선도
  • 입력 : 2022. 07.26(화) 11:35
  • 조진용 기자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가 최근 국제적으로 해양영토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각국 영해기점에 분포한 무인도의 경우 국가간 분쟁의 원인을 제공기도 한다. 그동안 버려졌던 땅이 이제는 삶의 터전이자 중요한 영토로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다.

전남대학교에도 무인도서를 조사·연구하는 무인도서연구센터가 있어 눈길을 끈다. 국내 3000개에 가까운 무인도서를 돌며 인문·환경·자연 등을 세분화 해 집중조사에 나서고 있다. 올해 처음 시작했으며 현재 절반 가량 조사를 마친 상태다. 무인도서에 대한 생태학적 조사가 마무리 되면 해양영토에 대한 연구, 유인도서 정주여건 개선, 섬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남대학교 무인도서연구센터 조사원들이 지난 14일~17일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만재도 주변 일대 실태조사를 벌였다. 실태조사단에는 무인도서 2팀, 주변해역 2팀에 각각 전공분야(조사분야) 및 전문분야(잠수) 등 약 5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정책 및 홍보 등 전문인력도 동행한다.무인도서연구센터 제공

●전남대 무인도서연구센터, 무인도서·주변해역 종합조사

"무인도서 연구를 위해 설립된 국내 유일의 기관으로 2900개에 달하는 무인도서 실태조사, 정책, 홍보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해양환경과 연관된 해양보호구역의 조사 및 정책, 갯벌과 관련한 조사를 통해 섬·해양 연구에 앞장 설 계획입니다."

오강호(51) 전남대학교 무인도서연구센터장의 각오다.

전남대학교 무인도서연구센터는 지난해 국내 도서(섬)·해양 등 융·복합 연구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설립됐다. 도서·해양 정책과제 발굴 및 연구를 선도하고 장기 국책 연구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도서 연구부, 해양 연구부, 갯벌 연구부가 있으며 상근 연구원 4명, 겸임연구원 7명 등 11명이 근무하고 있다. 실태조사 연구진으로 전공 분야별 박사 또는 전문가(잠수 기사) 등을 포함하면 50여 명이 함께 하고 있다.

센터는 △무인도서 실태조사 계속 수행 △해양보호구역(MPA) 및 해양공간계획 등 정책과제 추진 △갯벌복원 정책사업 추진 △유인도서·해양·갯벌 정책과제 수립 및 연구사업 추진 등을 진행한다.

실태조사 분야는 인문·사회·역사·지형·지질·식생·식물·조류·양서·파충류·곤충·해양무척추동물·해조류·어류·해양수질·해안 쓰레기·시설물 등에 관한 사항을 조사한다.

오 센터장은 "해수부의 무인도서 실태조사는 법정조사로 무인도서와 주변 해역 보전 및 관리를 위해 종합조사 하고 있다"며 "환경부에서도 특정도서 지정을 위한 자연·생태적 보전가치가 있는 도서들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섬은 3382개로 유인도 464개, 무인도 2918개다. 전국 무인도서 실태조사는 2007년 제정된 '무인도서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해 제1차 실태조사가 2007~2012년에 시행됐다. 제2차 실태조사는 2017년 실태조사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2018년부터 2027년까지 10년 계획으로 무인도서연구센터가 이를 맡아 조사를 수행하고 있다.

● 해양영토 중요성에 따라 매년 300개 이상 조사

충남 태안군에 위치한 영해기점인 서격렬비도의 괭이갈매기 서식처, 영해기점에 무인도가 다수 포함돼 해양영토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어 무인도서연구센터는 정밀조사를 벌이고 있다. 무인도서연구센터 제공

무인도서연구센터는 연간 10억원의 예산으로 300개 이상의 무인도서를 매년 조사하고 있다.

올해는 제2차 실태조사 5차 년도 사업으로 부산시, 제주도, 신안군 흑산면·지도읍 권역 등을 전수 조사하고 있다.

실태조사단에는 무인도서 2팀, 주변해역 2팀에 각각 전공분야(조사분야) 및 전문분야(잠수) 등 5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정책 및 홍보 등 전문인력도 동행한다.

올해는 해양영토 시작점인 대한민국 23개 영해기점 중 13개 영해기점에 위치한 무인도서의 정밀조사를 벌이고 있다.

정밀조사를 하는 이유는 영해기점에 무인도가 다수 포함돼 해양영토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4~17일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만재도 주변 일대와 전북 군산의 영해기점 직도 등 2곳에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조사에는 27명의 조사원이 참여했다.

해양수산부도 해양영토의 보존과 관리의 필요성을 인식하고체계적인 관리계획 수립을 위해 실태조사 및 법률 입안을 추진 중이다.

오 센터장은 "해양영토의 시작점인 영해기점은 글로벌 시대 해양강국으로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영해기점 조사는 학술연구 차원에서 선별적 연구들이 일부 진행됐으나 종합 정밀조사로 영해기점 무인도서 전체를 대상으로는 올해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전수조사 및 정밀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해양영토 보존 관리계획 및 영해기점 유인도서 주민들의 정주환경 개선 등에 관한 연구가 추가로 진행된다"며 "해양영토 관련 정책은 해수부를 중심으로 행안부, 환경부, 국토부, 외교부 등이 협업해 최종 조사 방향을 설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유일 무인도서 연구 기관인 전남대학교 무인도서연구센터를 이끌고 있는 오강호(51)센터장. 무인도서연구센터 제공

●올해 전국 무인도서 50%조사완료, 지속 관리

제주도 추자군도에서 23.3km 거리에 있는 영해기점인 사수도 영구조형물. 무인도서연구센터는 연간 10억원의 예산으로 300개 이상의 무인도서를 매년 조사하고 있다. 무인도서연구센터 제공

무인도서 실태조사는 파고가 높거나 우천 시 현장조사에 어려움이 있다. 갯벌로 둘러싸인 섬의 경우 선박 접안이 어려워 육지로 이동해 실태조사를 하며 생태환경 분야 조사는 계절별 영향을 받기에 특정 시기 아니면 정확한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

실태조사는 1년 중 환경적 제약(해양기상·태풍·장마 등)으로 인해 실태조사기간은 5개월로 제한적이다.

진도군 해수여(고치여도). 무인도서연구센터는 올해 해양영토의 시작점인 대한민국 23개 영해기점 중 13개 영해기점에 위치한 무인도서들을 정밀조사하고 있다. 무인도서연구센터 제공

무인도서실태조사는 올해 1500곳 정도가 완료 되는데 이는 50%(2918개) 수준이다.

오 센터장은 무인도서 조사를 통한 영토보존의 중요성을 정립시키겠다는 각오다.

오센터장은 "섬의 풍광과 생태는 자연이 준 유산으로 보전을 기본으로 활용돼야 하며 무분별한 섬 개발과 이용은 지양돼야 한다"며 "전남지역 무인도는 물론 전국에 산재한 무인도서 조사를 통해 인문학적, 생태학적 연구를 정립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남대학교 무인도서연구센터 조사원들이 지난 14일~17일 전북 군산의 영해기점인 직도에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무인도서연구센터 제공

조진용 기자 jinyong.ch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