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선의 사진풍경 60> 열화정의 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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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선의 사진풍경
박하선의 사진풍경 60> 열화정의 동백 
  • 입력 : 2022. 03.17(목) 14:33
  • 편집에디터
박하선
열화정의 동백



간밤에 일진 광풍이 몰아갔으나

창밖은 그대로이고

어김없이 봄은 또 찾아온다

세상에 지쳐있는 사람들아

봄바람을 타고 남녘으로 와라

여기저기서 꽃망울이 터질 기세다

매화도 피고, 산수유도 피기 시작하지만

열화정의 동백이 우리와 함께 겨울을 견디고서

붉디붉은 꽃들이 눈물이 되어 떨어진다



가지에 매달고 있을 때보다

떨어져 있을 때가 더 운치가 있어 보인다는 동백

봄의 전령사라 일컫지는 않지만

연못 위에 붉은 꽃수를 놓고 있는 모습도 놓치지 말자

요즘 신세대들에게도 나름대로의 감정이 있겠지만

'동백아가씨'라는 노래가 국민가요처럼 유행하고

선운사나 백련사의 동백 숲을 보고파 했던 시절이 떠오른다.



열화정에 걸터앉아서

떨어진 동백꽃과 어우러진 고즈넉한 분위기에 취해보자

또 다시 나라를 잃은 듯이

세상이 다 망가져서 모두가 힘들다 해도

이 찬란한 봄날까지 앗아가리

봄은 또 오겠지만

당신의 오늘은 지금 이 순간 뿐이지 않는가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