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일의 '색채 인문학'> 파란색은 '호감과 조화' '우정과 신뢰'의 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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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기획
박현일의 '색채 인문학'> 파란색은 '호감과 조화' '우정과 신뢰'의 색
(137) 파란색의 모든 것
  • 입력 : 2022. 02.22(화) 13:06
  • 편집에디터

색채와 사회적 역사

고대 이집트에서는 파란색이 생명의 힘으로 상징되면서 자기(瓷器)나 벽화에 자주 이 색을 사용했지만, 그 이후에 생각이 많이 변했다. 파란색은 라틴어로 라줄리(lazuli)이고, 아랍어로는 아즈라크라고 부른다.

그러나 오늘날 이집트인들에게 연한 파란색이나 물색은 슬픔을 나타내는 색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아즈라크는 나쁜 일과 불운함을 상징한다. 그래서 아랍어를 사용하는 나라의 국기에는 파란색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반대로 하얀색은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으며, 아비야드라고 부른다.

일상생활에서는 종교적인 색인 녹색보다도 이 색을 최고로 친다. 예를 들면 '나하르크 아비야드'는 하얀 날 또는 좋은 하루라는 의미가 있다.

터키와 이란 그리고 중앙아시아에는 화려한 파란색 타일을 사용한 궁전이나 모스크(Mosque)가 많이 있다. 이슬람 건축이나 모스크, 예루살렘의 암석 돔, 이집트에서는 짙은 파란색 바탕에 금문자(金文字)로 코란(Koran)의 한 구절을 기록한 모스크도 있다.

이집트의 프레스코(fresco) 벽화에는 남자의 피부를 빨갛게 그려져 있다.

팍스 로마나 시절에 파란색은 가난한 사람들의 색으로 통했다. 왕족과 귀족은 야만 게르만족의 푸른 눈을 생각나게 하는 파란색 옷을 입지 않았고, 화가들도 하얀색, 검정색, 노란색, 빨간색으로만 그림을 그렸다. 파란색 옷을 입은 사람은 천한 신분이거나 교양 없는 사람 그리고 경박한 야만인쯤으로 여겨졌다.

죽은 아들을 안고 눈물 흘리는 피에타(Pieta) 성모 마리아는 그 슬픔을 나타내고자 죽음과 지옥을 상징하는 푸른색 옷을 입고 있었는데, 성모를 숭배하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성모가 입고 있던 옷의 색깔도 함께 지위가 올라갔다.

색채와 상징, 연상

파란색은 숭고, 천사, 냉철, 무한, 신비, 행복, 희망, 진실, 명예, 휴식, 거리의 상징, 바다, 강, 하늘의 색을 상징한다. 파란색의 상징적 효과는 국제적으로 선호도가 가장 높은 색이며, 물과 차가움 그리고 상쾌함, 신선한, 냉정한 느낌을 주고, 한색 계열의 대표적인 색이다.

파란색은 호감과 조화 그리고 우정과 신뢰의 색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며, 국가나 인종 그리고 종교를 막론하고 인간이 가장 좋아하는 색이다. 파란색을 좋아하는 이유로는 맑은 하늘처럼 깨끗한 이미지 때문이다. 그래서 파란색은 신의 나라인 하늘의 신성한 색과 영원한 색으로 상징한다. 파란색의 특성은 차고 청명하며, 수동적이고, 고요하다. 파란색의 이미지에는 기품, 청결, 이성, 지성, 신뢰, 성의, 차가움, 물이 있다.

파란색의 긍정적인 이미지에는 신뢰감, 성공, 희망, 하늘, 축제(밝은 파랑), 안전, 안정, 고요한, 명상, 바다, 신선한, 헌신, 자유주의, 순수, 진실, 영원, 정의, 장애, 신중, 참을성, 근성, 양심적, 쿨(cool)한, 첨단, 젊은, 청결, 휴식, 모성애, 반성, 보호, 의무, 자제력이 있다.

파란색의 부정적인 이미지에는 독선적, 고독감, 우울함, 슬픔, 보수적, 권위적, 지루함, 의심과 낙담이 있다.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년~1832년)는 파란색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이 색을 가리켜 자아를 매혹시키는 무(無)라고 하였다."

문화예술 기획자/ 박현일(철학박사 미학전공)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