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2동, 5·18 아픔 간직 주남마을 당산나무 후계목 식재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사회일반
지원2동, 5·18 아픔 간직 주남마을 당산나무 후계목 식재
노거수 고사로 수형 비슷한 말채나무로… 마을 새로운 구심점 기대
  • 입력 : 2021. 12.13(월) 18:03
  • 도선인 기자
광주 동구 지원2동은 13일 주남마을에서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새로운 마을의 수호목을 식재했다. 광주 동구 제공
광주 동구(청장 임택) 지원2동은 13일 주남마을에서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새로운 마을의 수호목을 식재했다고 밝혔다.

현재 주남마을 정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당산나무(말채나무)는 높이 18m, 둘레 265㎝의 위용을 자랑하며 150여 년 동안 마을의 쉼터이자 사랑방으로 자리하며 주민들의 깊은 애정 속에 강한 생명력을 이어왔다.

그러나 2016년 도로 포장공사로 나무뿌리가 콘크리트에 덮이면서 더 이상 뿌리가 뻗어나갈 공간이 부족한 탓인지 썩은 가지가 발생하는 등 불안정한 생육상태를 보이며 고사 증상이 보이던 중 2020년 태풍 '하이선'으로 밑동이 부러져 전도됐다.

특히 주민들 옆에서 마을의 역사와 함께해 온 이 노거수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인 5월23일 신군부 세력의 잔혹한 폭력 앞 주남마을 주민들의 희생을 생생하게 지켜본 마을의 산 증인이었다.

이에 노거수 고사는 반드시 기억해야 할 마을의 아픈 역사가 사라진 것처럼 주민들의 상실감과 안타까움이 커져 가던 중 이철성 통장을 중심으로 주남마을 주민들이 새로운 당산나무의 식재를 준비해 왔다.

이에 새로운 마을 수호목 선정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아름다운 수형과 위엄이 있는 말채나무를 후계목으로 결정하고 녹지전문가에 의한 전국적 사전조사에 의거 수형과 근경, 운반 등을 고려해 기존의 당산나무와 비슷한 수형의 말채나무로 최종 결정했다.

임택 동구청장은 "주남마을의 당산나무는 나무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는 노거수이자 마을의 역사를 간직한 수호목이다"면서 "앞으로도 마을과 이웃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유·무형의 자산을 잘 관리하고 보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