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7월17일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전두환 옹호' 발언으로 뭇매를 맞았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광주를 찾는다. 싸늘해진 지역 민심을 추스리고 선거마다 반복되는 호남 비하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 윤 후보의 사과에 관심이 쏠린다.
8일 지역정가 등에 따르면 윤 후보는 10일 광주를 찾아 최근 논란이 됐던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 사과 사진' 논란, 그리고 윤 후보 캠프 내에서 호남을 비하하기 위해 '홍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할 예정이다.
특히 윤 후보는 이번 광주 방문을 '1박 2일'로 예정하면서 다양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이번 방문은 윤 후보가 제1야당인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된 후 찾는 것이라 의미가 있다. 윤 후보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최종 득표율 47.85%로 1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선 37.94%로 홍준표 의원(48.21%)에 10.27%나 뒤져 민심을 얻지 못한 후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경선 막판에 "전두환 대통령을 칭찬하는 광주시민들도 있다"는 식의 발언과 이후 국민에 대한 사과를 조롱하는 듯한 개 사과 사진, 그리고 윤 후보의 캠프 관계자인 서민 교수가 본인 유튜브 썸네일에서 '윤석열을 위해 홍어준표 씹다'라는 호남비하적 발언을 여과없이 사용한 것 등이 윤 전 총장의 지지율 하락을 부추겼다.
각종 실언과 캠프 논란으로 민심의 화를 초래한 윤 후보가 이번 광주 방문을 통해 '외연 확대'에 방점을 둔다. 대선후보다운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실질적인 광주 공약 등이 나와야 냉랭해진 지역 민심을 달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에도 윤 후보는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윤 후보는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역사관,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에 관한 생각 등에 대해 질문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광주의 숙원 사업인 5·18헌법 전문 수록에 대한 대선후보로서의 생각과 공약 반영에도 시선이 쏠린다.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기도 했던 5·18헌법 전문 수록은 현재 여당과 국민의힘내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윤 후보의 '전두환 옹호' 발언부터 각을 세웠던 이용섭 광주시장도 이번 방문이 알려지자 '책임감 있는 태도'를 요구했다. 이 시장은 8일 "이번 기회에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올바른 역사관과 진정성 있는 사과, 당 차원의 재발 방지 대책을 확실하게 밝혀주기 바란다"며 "국민통합을 바라고 광주시민들의 아픔을 진심으로 보듬는 정치지도자가 되길 바란다면 5·18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대한 분명한 입장도 밝혀주기를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일각에선 선거 경선 과정에서 보수층 결집을 위해 사용되는 호남 비하적 발언과 표현들을 제도적으로 막을 수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국민의힘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현 이준석 대표 체제에서 '호남 동행'을 강조하며 외연 확대를 꾀하면서도 선거 과정에서 일부 호남을 악용하는 정치권에 대한 처벌은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윤 후보가 '호남'에 어느정도 진정성이 있는지가 이번 방문에선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5·18망언 3인방(김진태·이종명·김순례) 처벌 등 호남 비하를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정치인에 대한 대선후보로서의 가치관 등이 집중 검증될 전망이다.
최황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