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도가 지난 7월부터 마한역사문화권 정비계획에 착수한 것에 이어 오는 10월에는 각 시‧군별 파편화된 마한사 관련 유사 축제를 하나로 합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하는 등 마한고대문화사 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나주 덕산리 고분군 전경. 나주시 제공. |
오는 10월에는 각 시‧군별 파편화된 마한사 관련 유사 축제를 하나로 합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다. 12월에는 마한사 정립을 위한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에 나서는 등 마한사 연구복원과 활용사업 확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외면받는 마한 체계화 나서
영산강 유역의 마한 유적은 대형 옹관, 여러 형태의 분구, 금동관, 금동신발, 백제-왜-신라-가야와의 교류를 보여주는 다양한 유물들이 출토돼 한반도 남부지역의 독특한 고대문화의 산실로 알려져 왔다. 영산강 유역에는 마한이 남긴 고분군 500여 개가 있다.
광주시, 목포시, 나주시, 영암군, 함평군, 화순군, 장흥군, 담양군, 신안군, 해남군 등 광주‧전남지역 11개 시·군이 마한 문화와 직접적 관련이 있다.
그러나 그동안 마한 문화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중·고교 역사 교과서에는 관련 내용이 고작 4, 5줄 언급될 정도다. 삼국시대 역사에 버금가는 비중으로 소개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전남도가 '마한사 정비'에 나선 이유다.
전남도는 고대국가 마한의 역사 복원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17년 영산강 유역 마한 문화권 개발 기복 계획을 수립. 같은해 12월 자문위원을 꾸리고 향후 10년간 6911억원을 들여 3단계‧15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어 지난 2018년 4월 관련 조례를 재정하고 지난해 5월에는 전남지역 마한 유적·유물 674개 보고서를 처음으로 냈다.
● 적극 행정으로 좌초위기 극복
전남도의 마한 문화 복원 계획은 한때 위기를 맞기도 했다.
지난해 4월 민홍철 의원이 발의한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에 고려, 백제, 신라와 함께 가야를 포함했지만 마한은 누락됐다. 또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에서도 누락되는 등 '수난'을 겪었다.
이에 전남도는 대정부 정책 건의와 국회포럼 개최, 시·군 및 유관기관과 마한문화권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마한을 포함한 특별법 제정 촉구활동을 펼쳤다.
전남도의회도 '영산강유역 마한문화권 개발 및 지원을 위한 고대문화권 특별법 조속 제정 촉구 건의안'을 채택하는 등 적극 행정을 펼친 결과 지난 5월 특별법 수정안에 "마한역사문화권"이 추가되는 성과를 거뒀다.
특별법은 역사문화권별 문화유산을 연구조사 및 발굴·복원해 역사적 가치를 조명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정비육성하는 등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정비사업 비용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 전남도 마한 문화 정비 박차
특별법 재정에 따라 전남도는 마한역사문화권 정비계획을 본격화했다.
지난 7월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와 공동으로 마한문화 발전방안 논의를 위한 특별 강연을 개최한 것에 이어 오는 11월에는 대국민 홍보를 위한 '마한문화포럼'을 개최에 나선다.
각 시‧군에서 개최하는 '마한 축제'의 통합에도 나선다. 전남도는 오는 10월 이를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 통합에 필요한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는 한편 마한문화축제 통합 방향 및 향후 발전방안을 모색하겠다는 계획이다.
마한사 연구복원과 학술적 체계화를 위한 청사진도 그리고 있다.
전남도는 오는 12월 '마한사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에 나선다. 이를 통해 마한사의 국내‧외 연구기반 확대를 위한 종합적 자료를 제공하고, 마한문화 관광콘텐츠 개발의 원천자료로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권오영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는 "기원 후 3세기 이후 동남아시아의 문물과 정보가 밀물처럼 동북아시아로 들어오고 일본으로 전래되는 과정에서 마한, 백제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이런 측면에서 영산강 유역이 동아시아 교류사에서 지닌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대형 고분군과 광역의 해상 교통망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복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전남연구원 김만호 박사는 "그동안 전남도와 각 시‧군에서는 마한의 역사와 문화를 정비하고 이를 활용하고자 하였지만, 예산부족 등의 문제로 뜻한바를 이루지 못했다"며 "고대사의 당당한 역사적 주체였던 '마한'의 역사와 문화가 체계적으로 조사, 연구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