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스크 5부제가 폐지된 1일 한 시민이 광주 풍향동 인근 약국에서 '일회용 덴탈 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다. |
마스크 5부제가 폐지된 첫날인 1일 광주지역 곳곳에서 만난 약사들은 하나같이 "마스크 판매·구매가 안정기에 진입한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날 마스크 5부제를 폐지함으로써 출생연도와 요일에 상관 없이 원하는 날에 정해진 수량의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성인은 일주일에 3매, 18세 이하 학생과 영유아들은 기존 3매에서 2매 늘어난 5매를 살 수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한 때 가격이 치솟고 사재기가 횡행하는 등 '마스크 대란'까지 빚어졌지만, 최근 수급 상황이 개선되면서 정부가 5부제 카드를 없애면서 시민들의 편의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10시께 찾은 광주 북구 풍향동의 한 약국.
지난 3월9일 5부제가 시행된 이후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이들로 항상 북새통을 이뤄 심야 시간까지 영업을 지속해야 했던 이 약국의 풍경은 180도 달라져 있었다.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이나 수량 부족에 마스크를 구하지 못하고 허탈한 표정으로 약국 문을 나서는 이들도 없었다.
김상혁(22)씨는 "무심코 버스를 타려다가 깜박하고 마스크를 챙기지 않은 것이 기억났다"며 "예전 같았으면 다시 집에 가서 가져와야 했을 테지만, 이제는 급할 때나 필요할 때 언제든 약국에 들러 살 수 있게 돼 편하다"고 했다.
시민들이 가장 편해진 점으로 입을 모으는 것은 가족 몫의 마스크를 원할 때 대량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주연(38·여)씨는 "딸이 초등학생이라 바깥 활동을 하려면 마스크를 안 쓸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5부제 때는 일이 바빠 아동용 마스크를 못 구한 적도 많았지만, 이제 그럴 걱정이 없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아동용 마스크 중에서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그려진 마스크가 인기를 끌고 있다.
김승빈(41)씨는 "공적 마스크나 일반 마스크는 어린이가 사용하기에 너무 커서 흘러내리는 등 불편했다"면서 "요즘 아이들 사이에서는 마스크도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잡은 것 같다"고 했다.
약국 관계자는 "최근 학생들의 등교가 시작된 이후 중·소형 마스크의 판매 수요가 급등했다. 특히 인기 캐릭터가 그려진 아동용 마스크는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고 했다.
안정된 마스크 수급과 더불어 정부의 지속적인 코로나19 관련 정보 홍보로 마스크 구매자들의 인식도 달라졌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불안으로 국민들은 그동안 공적 마스크 중 가장 등급이 높은 KF94 마스크를 선호했었다. 하지만 광주의 여러 약국을 대상으로 판매 현황을 확인해 본 결과 최근 구매 선호도는 KF80 마스크가 가장 많이 팔렸으며 다음으로 덴탈 마스크, KF94 마스크 순이었다.
조말순(76·여)씨는 "노인들은 KF94 마스크를 착용하면 숨쉬기 어렵다"며 "부쩍 더워진 날씨에 요즘은 두꺼운 마스크가 더욱 불편하다. 덴탈 마스크는 착용감도 편하고 내가 쓰기에 제일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약국 관계자는 "코로나19 초기에는 KF80 마스크가 있어도 KF94를 사기 위해 다른 약국을 찾는 사람들도 많았다"며 "정부 발표와 지속적인 홍보 이후 요즘은 등급에 상관없이 자신에게 맞는 마스크를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 여름철을 앞두고 덴탈 마스크 수요가 최근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마스크 대란을 거쳐 5부제가 시행되면서 한 때 구매에 크고 작은 혼선이 빚어졌지만, 크게 문제 없이 대처가 이뤄진 것 같다"며 "코로나 예방에 전 국민이 동참하면서 마스크 수요도 안정세를 찾은 것 같다. 이제는 걱정 없이 필요할 때 마스크를 구매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우 기자 wonwoo.choi@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