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을 바라보는 여론이 싸늘하다. 주변 지인들 사이에선 무관심층이 더 늘어가는 것 같다. "찍고 싶은 후보가 없다"는 게 이들의 목소리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비아냥이 여기저기서 심심치 않게 들린다. 여야 대선후보에 대한 비호감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것은 과거 대선에선 찾아보기 힘든 현상이다. 현재 링 위에는 5명의 후보가 올라와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 국민의힘 윤석열 전 검찰총장, 정의당 심상정 의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새로운 물결' 창당을 준비중인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이다. 이재명 후보와 ...
서울=김선욱 기자2021.11.24 13:16숱한 '실언'으로 논란이 끊이질 않았지만 그는 어느덧 '유력 대권주자'가 됐다.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다. 그가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된 직후 광주를 찾았다. 이른바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해 사과하겠다고 찾은 광주다. 그의 광주행은 상당히 시끄러웠다. '정치쇼'라며 그의 광주행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연일 터져 나왔고, 참배를 반대하는 이들에 막혀 국립 5·18민주묘지 추념탑에서 헌화·분향도 하지 못했다. 그는 추념탑과 추념문 사이에서 고개 숙여 묵념하는 것으로 참배를 대신해야 했다. 그리고는 '사죄문'을 읽어 내려갔다. "40여 년 전 광주시민들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 피와 눈물로 희생한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광주의 아픈 역사가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가 됐고, 광주의 피가 민주주의를 꽃피웠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광주의 아...
홍성장 기자2021.11.17 12:40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 필자가 20대였던 시절. 우리를 휘두른 것은 서양의 거친 '롹'이거나 화려한 '댄스 팝'이었다. 마이클잭슨을 비롯 본조비부터 메탈리카까지 수많은 '팝'과 '롹'의 향현 속에서 영향을 받았고, 그들의 문화에 열광하며 술을 마셨다. '롹'의 역사를 줄줄 읊고 팝 스타의 사생활도 안주거리가 됐다. 그때 한국은 광란의 90년대보니 서태지와 아이들을 비롯한 수많은 힙합과 댄스음악들이 날마다 얼굴을 내밀었다. 늘 신나는 음악이 거리에 가득했고 모든 이들이 1900년대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갔다. 그러나 이 음악은 순...
노병하 기자2021.11.03 16:01#흔히 칭기즈칸을 800년전 21세기를 살다간 인물로 평가한다. 그의 지도력과 리더십은 후세의 지도자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어서다. 병졸들을 친혈육처럼 대했으며 자신의 가족은 전면에 나서지 못하게 했다. 적과 동지에 대한 철저한 구분과 배신자에 대한 대물림의 복수로 응징했으며 신속한 결정을 통해 실행에 옮겼다. 전쟁이건 일상이건 모범이 되고자 했다. 싸움은 이기기 위한 것이며 이기는 싸움은 시간과의 싸움으로 봤다. 병사들에게 개별 약탈을 못하게 했으며 승리 후엔 전리품을 공평하게 분배했다. 점령방식은 가혹했지만 통치는 비교적 너그러웠...
박간재 기자2021.10.12 17:00국회의원직을 버려야겠다는 야당의 한 초선의원, 소속 의원을 사퇴시켜달라는 야당, 사퇴는 안된다며 수사부터 받으라는 여당. 지금 대한민국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웃픈(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현실이다. 부친의 땅 투기 의혹이 제기된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의 '의원직 사퇴 이야기'다. 사퇴는 일을 그만두고 물러나는 행위다. 주로 책임지는 위치에 있는 기관의 장이나 고위공직자에게 해당된다. 조직 내부에서 책임질 일이 발생했거나 자신의 과오가 클 때 선택하는 마지막 카드다. 국회의원의 경우 의원직 사퇴는 흔치 않은 일이다. 책임지는 자리는...
서울=김선욱 기자2021.09.07 14:18나는 '어공셋' 아빠다. '어쩌다 보니 공주 셋'을 둔 다둥이 아빠란 의미이다. 딸 셋을 키우다 보니 주변에서 딸들 덕에 호강할 것이란 말을 가장 많이 듣는다. '비행기에서 죽을 팔자인가'하는 즐거운 상상도 해본다. 사실 아이 셋을 키우는 일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치열한 육아전쟁은 전업으로 자녀를 키우는 가정과 맞벌이 모두 해당되지만 아이 셋은 곱절로 힘든 건 당연지사다. 특히 다자녀 맞벌이에게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의미의 '워라벨'은 그저 사치일 뿐이다. 육아가 끝나면 달콤한 행복이 찾아올 줄 알았다면 큰 오산이다. 학부모...
김성수 기자 sskim@jnilbo.com2021.09.28 15:25어느덧 77일이 지났다. 참 빠르다. 지난 6월 9일 있었던 '학동 참사' 이야기다. 철거공사 중 5층 건물이 무너져 지나던 버스 승객 9명이 숨진 안타까운, 어처구니없는 사고였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아픔은 여전하지만, 우리의 기억에선 조금씩 지워져 간다. 수없이 많은 이들이 함께 슬퍼했던 광주 동구청 내 합동분향소도 이젠 기억으로만 남아 있다. 그런데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게 하나 있다. 분향소가 마련된 곳에 있는 커다란 현수막이다. '학동 재개발 붕괴참사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사고 수습과 재발방지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다. 이곳뿐만이 아니다. 동구청 앞 거리에도 같은 현수막이 그 자리 그대로다. 동구 지역 각 동마다 적어도 한 개 이상의 같은 현수막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뒷이야기가 가슴 아프다. 학동 참사로 사랑스러운 이들을 잃은 한 유...
홍성장 기자2021.08.24 13:18광주 남구청사 앞에 한반도기가 펄럭일 예정이다. 76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남북간 통신연락선 복구 등 남북 관계의 변화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일주일간 한반도기를 게양한다는 것이다. 뜬금없는 웬 한반도기냐고 혹자는 물을 수 있겠다. 필자도 처음엔 "왜?"라고 반문했다. 잠시 한반도기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국기 게양대에 내걸리는 한반도기는 지난 1989년 12월 남북 체육회담에서 합의됐다. 흰색 바탕에 하늘색 한반도 지형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고, 독도가 우리 영토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 하늘색 바탕의 작은 섬으로 표시했다. 그렇다. 바로 독...
노병하 기자2021.08.10 15:18예산담당 지방공무원들은 예산시즌이 다가오면 한 달 가까이 가족과 생이별을 한다. 서울로 상경해 임시숙소를 얻은 뒤 국비확보를 위해 중앙부처 문턱이 닳도록 뛰어다닌다. 주요 국가사업 유치도 마찬가지이다. 단체장 뿐 아니라 공무원, 정치권까지 총동원돼 사활을 건다. 중앙에 애걸복걸하고 여기에 인맥을 통해야만 지방 현안 해결이 가능한 지방 정치풍토가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서울공화국에 길들여져 사실상 지방의 차별과 종속을 당연히 여기는 식민지적 행태가 고착화 되면서다. 이것은 지역민은 물론 서울시민까지 피폐하게 만드는 기형...
김성수 기자 sskim@jnilbo.com2021.08.03 16:3873년 비극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었다. 한국 현대사의 비극으로 기록된 여순사건의 진상 규명과 피해자 명예회복을 담은 특별법이 지난 20일 공포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데 이어 국무회의 의결과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이날 관보에 게재됐다. 여순사건 특별법은 공포 이후 6개월 뒤인 내년 1월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마침내 여순사건 진상규명과 피해자 명예회복의 첫 단추가 꿰지게 됐다. 여순사건은 1948년 10월19일 국군 14연대 군인들이 제주 4·3사건 진압 출동 명령을 거부하면서 비롯됐다. 진압 과정...
박간재 기자2021.07.27 15:02친노(친노무현)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지난달 31일 '이준석 돌풍'을 바라보는 여당내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이준석이 (당 대표가) 되면 내년 대선 끝난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목소리들도 있다." 유 전 총장은 "더불어민주당쪽 사람들로는 굉장한 위기감을 느끼더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6·11전당대회는 더불어민주당의 '우려대로' 마무리됐다. '이준석 돌풍'은 현상이고, 집권여당이 맞닥뜨린 현실이다. 이준석 당 대표는 85년생, 36살이다. 헌정사상 교섭단체 정당에서 나온 첫번째 30대 당 대표다. 70년대 YS(김영삼)...
서울=김선욱 기자2021.06.29 13:36평소와 다를 것 없는 일상이었다. 아침에 큰아들 생일상을 차려놓고 일터로 향했다. 그의 일터는 2년 전쯤 고생 끝에 차린 작은 식당이다. 코로나19 탓에 줄어든 손님, 그는 점심 장사를 마치면 집으로 향했다. 이날도 평소처럼 식당 반찬거리 장만을 위해 전통시장에 들렀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였다. 불과 두 정거장, 그는 끝내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아버지는 오랜만에 집에 들른 막내딸과 함께 집을 나섰다. 석 달 전 수술한 아내가 있는 요양원에 가기 위해 버스에 올라탔다. 그게 딸과의 마지막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아버지는 가까스로 목숨을 구했지만, 사랑스러운 막내딸은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한낮에 펼쳐진 기가 찬, 어처구니없는, 황당한 참변이다. 아무것도 모른 채 아무 잘못도 없이 그렇게 9명의 '이웃'이 세상을 떠났다. 사건을 접한 이후 내내 기분이 이상했다. 희생된 이들...
홍성장 기자2021.06.15 13:35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이런 특이한 정치인이 몇 이나 될까. 여당 이야기가 아니다. 야당 이야기다. 필자가 사는 곳은 광주광역시다. 필자의 직장도 광주광역시에 있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것이 언론이지만, 지역민심을 등지는 중립이란 되려 지역신문의 본질을 위배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필자는 지면에서 지금의 여당이자 과거 상당시간 야당이었던 민주당 관련 기사를 오랫동안 써왔다. 때로는 그들을 비난하고 때로는 아픈 기사를 쓰기도 했지만 그 기저에는 광주지역민으로서의 애정도 담겨 있었다. 부인하지는 않는다. 사회부장이 되고 나서는 정...
노병하 기자2021.06.08 16:23"저기 바다 가운데 해상풍력 발전기 보이시죠? 덴마크가 화석연료 대신 신재생에너지로 세상을 바꿔가고 있는 현장입니다." 7년 전 언론재단 공동기획 취재 차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오덴세로 가던 길에 놓여진 '그레이트 벨트 이스트 대교(스토레벨테·1624m)'를 지나던 중 가이드가 들려준 말이다. 오른쪽 바다를 보니 수 십여기의 해상풍력 발전기가 일렬로 세워져 바람개비처럼 돌아가고 있었다. 조성 당시엔 환경단체의 반대가 극심했다고 한다. 해상풍력 발전기가 들어서는 길목이 철새떼의 이동통로였고 자칫 발전기 날개에 새들이 빨려 들어가 죽을수...
박간재 기자2021.05.25 12:48더불어민주당의 대선주자들을 보면 눈에 띄는 게 하나 있다. 호남 출신 정치인이 다수라는 점이다. 27일 현재 당내 대권경쟁에 나설 것이 확실한 주자는 4명이다. 이 가운데 이재명 경기지사를 제외하고, 이낙연 전 당 대표(영광), 정세균 전 국무총리(전북 진안), 박용진 의원(전북 장수)이 전남과 전북 출신이다.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유력 대권주자다. 4명을 뽑는 본경선까지 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장흥)이 5·2전당대회 이후 대권 도전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임 전 실장이 본경선에 오른다면, 4명...
서울=김선욱 기자2021.04.27 1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