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림이 두 드림(do dream)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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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칼럼
두드림이 두 드림(do dream)으로
  • 입력 : 2016. 08.11(목) 00:00



중국 전국시대(戰國時代) 초기, 위(魏)나라의 장군 중 수만 대군을 거느린 총사령관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병사들과 마찬가지로 등에 개인용 식량과 의복을 짊어진 채 말을 타지 않고 행군을 했으며, 똑같은 밥을 먹고, 침상이 아닌 바닥에서 잠을 잔 장수가 있다. 이 장수를 병사들은 마음 속 깊이 존경하며 따랐는데, 어느 날 부하 병사가 등에 악성 종기가 나 고통으로 괴로워하자 종기의 고름을 친히 입으로 빨아내 치료해 주었다.

연저지인이라는 한자성어의 유래가 된 장수 오기(吳起)의 이야기다. 오기(吳起)가 위나라의 장군으로 있는 동안 76번의 전투를 치렀는데, 무려 64번을 완승했고 나머지는 무승부였다. 그런 승리가 가능했던 것은 오기의 뛰어난 작전능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장수의 지위에서 오는 모든 특권을 포기하고 구성원들과 평등한 수평적 관계를 이루고 일상적인 소통을 이룩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이기도 했다.

최근 뜨고 있는 스타 강사 설민석은 '어쩌다 어른'이라는 TV특강 프로그램에서 조직의 단결을 위해 필요한 것은 '소통'이라고 말하며, 소통의 두 가지 덕목인 '경청'과 '간언'을 강조했다. 그리고 그 중 윗사람의 덕목인 '경청'을 몸소 실천한 우리의 선조로 세종대왕을, 아랫사람의 '간언'을 듣지 않아 조직 단결에 실패한 왕으로 폭군 연산군을 들었다.

조직 내 작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CEO는 소통의 부재와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 리더가 좋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선 동료들과 조언자들이 어떤 말을 하는 지 들어야 하며 내부 구성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에 신경을 써야하기 때문이다. 이 때 커뮤니케이션은 물론 양방향이어야 한다.

지난 5월 모 대학교에서 실시한 한국인이 '존경하는 직업'조사에서 소방공무원이 2001년과 2009년에 이어 3연속 1위에 올랐다.

소방은 이렇게 외부에서 신뢰를 받는 조직이다. 우리 조직이 국민들에게 받는 신뢰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필자는 '국민안전'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다양한 위치, 분야에서 소임을 다하고 있는 현장 직원의 목소리를 반영한 소방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것, 즉 정부 3.0 기조인 소통과 화합이라고 생각한다. 흐르지 못하는 물은 고이기 마련이고 조직이 작은 성공에 머무느냐 큰 성공으로 나아가느냐는 그 소통의 방식이 일방향이냐 다방향이냐에 따라 좌우된다.

국민안전처에서 소방조직문화 혁신을 위해 올 7월부터 추진하는 소통채널 '두드림'은 안전처와 각 시ㆍ도 본부, 소방서 간의 의사소통을 활성화하여 직원들의 애로사항, 근무환경 개선 등 복지정책 관련 사항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하부조직의 종기가 무엇인지 듣고 고충사항을 처리하겠다는 안전처의 의지는 한국식 상명하복, 권위주의적 문화에서 탈피해 360도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선도하려는 것이다.

세계 1위 반도체업체 '인텔'의 모든 직원은 문이 없는 사무 공간인 '큐비클'에서 근무하며 모든 상사들이 직원들과의 일대일 면담을 받아주는'열린 문 정책(open door policy)'을 실천한다고 한다.

'문을 두드리면 열릴 것이다'라는 신약 마태복음 7장 7절에 나오는 성경 말씀처럼 소방 조직도 이제 하위직 현장대원이 의견이나 안건을 소방서 '두드림'회의를 통해 중간 관리자를 거치지 않고도 국민안전처 중앙소방본부로 직접 상정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소통채널 '두드림'은 소방공무원의 만족과 행복을 이끌어내고 출범 2년차인 국민안전처의 슬로건(slogan) '안전한 나라, 행복한 국민'을 현실로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그 이유는 '직원이 행복해야 고객도 행복할 수 있다'는 점은 어떤 조직에나 통용되는 진리이고 모든 소방 서비스의 고객은 국민이기 때문이다.


이천택 광주광역시 소방행정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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