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에서 세계 각국의 청소년들이 더위에 지쳐 그늘을 찾아 쓰러져 있다. 연합뉴스 |
10일 감사원은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추진 실태 주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전북도의 부적절한 부지 선정과 포플러 미식재, 스카우트 센터 위탁 미이행 등이 지적됐다.
감사원은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조직위원회와 여성가족부, 전북도 등 행사 추진 주체의 역량이 전반적으로 부족했다”고 지적했고 전북도에는 책임 소재가 있는 공무원에 대한 인사 자료를 통보했다.
전북도의 책임은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유치에 뛰어든 시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전북도는 지난 2015년 9월 제반 여건을 검토하지 않은 채 야영에 부적합한 부안 새만금 관광·레저 용지 1지구를 후보지로 선정했고, 실제로 내부에 소하천 세 곳이 흐르고 지반이 낮아 침수 가능성이 존재했다.
또 전북도는 부지에 매립이 필요한지를 검토하지 않았고 재원이 필요해지자 2017년 9월 정부에 농지관리기금 투입을 요청했다. 이에 2017년 12월 시급성을 감안해 일시적으로 농업용지로 바꿔 매립하되 개최 이후 다시 관광·레저 용지로 전환하기로 했다.
특히 전북도는 매립지에 그늘을 만들 포플러 10만 그루를 식재하고, 스카우트 세터를 한국스카우트연맹에 위탁하기로 했으나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결국 세계에서 모인 청소년들이 온열 질환으로 쓰러져 고통을 겪었고, 배수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폭염에 한증막을 방불케하면서 탈출을 부추겼다.
실제로 가장 많은 청소년을 파견했던 영국이 가장 먼저 조기 퇴영을 결정했고 싱가포르와 미국 등도 차례로 짐을 쌌다. 결국 잼버리는 태풍 카눈까지 북상하는 상황에서 모든 대원들이 조기 철수했고 불운한 운명을 맞아야 했다.
뿐만 아니라 전북도는 2019년까지 부지를 개발하기로 했던 전북개발공사의 계획이 3년여 연기됐음에도 유치 신청서에 야영지 개발과 시설 설치가 완료된다는 허위 사실을 적시했고, 새만금개발청이 직접 부지를 개발하기로 한 사실이 없음에도 관광·레저 용지 개발 계획을 표기했다.
이에 대해 전북도는 “감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이를 계기로 국제 행사 운영 전반의 대응 체계를 점검하겠다”며 “향후 추진되는 국제 행사의 운영 역량 또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감사원은 전북도뿐만 아니라 여성가족부와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조직위원회에도 책임을 물었다. 전문성이 부족한 퇴직 공무원이 사무총장으로 선임됐고, 국제 행사 경험이 있는 직원의 비율이 6.3%에 불과했던 점과 화장실 및 샤워실 설치에 대한 허위 보고 등이다.
서울=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