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오월…더 단단한 민주주의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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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다시 만난 오월…더 단단한 민주주의 만든다”
제45주년 5·18행사위 공식 출범
5·18-12·3 비상계엄 세대간 통합
강 시장 “세계와 오월정신 공유”
“정치중립 준수” 보훈부 규탄도
  • 입력 : 2025. 03.12(수) 16:33
  •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
제45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출범식이 12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강기정 광주시장, 오병윤 5·18행사위 상임행사위원장, 김형미 오월어머니회 관장, 시민과 학생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려 ‘다시만난 세계’를 합창하며 오월 광주 초대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제45주년 5·18민중항쟁 행사는 국립5·18민주묘지와 금남로 일원에서 ‘아! 오월, 다시 만난 오월’의 슬로건으로 열린다. 김양배 기자
5·18민주화운동 45주기를 기리며 민간 주도 행사를 주관할 ‘제45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행사위)가 12일 공식 출범했다.

‘아 오월, 다시 만난 오월’을 주제로 출범한 행사위는 5·18 정신을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심장이자 뿌리로 공고히 하면서 5·18 당시와 12·3 비상 계엄을 겪은 세대들의 통합을 이뤄낼 것을 다짐했다.

행사위는 이날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와 북구 망월동 5·18구묘역(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공식 출범식을 열었다.

출범식에는 강기정 시장을 비롯해 이정선 광주시교육감, 서용규 광주시의회 부의장, 임택 동구청장, 오병윤 상임행사위원장 및 행사위원장단, 고등학생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그간 행사위원장단 단체로 이름을 올렸던 5·18 공법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의 대표들은 국가보훈부장관 면담 일정으로 불참했다.

출범식은 5·18구묘역에서 분향·헌화·묵념을 시작으로 국립5·18묘지 2묘역에서의 분향·헌화·묵념, 행진, 1묘역 추모탑 앞에서의 공연 등 순으로 이어졌다.

출범식에서는 시립국악관현악단과 광주시립창극단, 광산구립합창단과 동구합창단 등이 협력해 ‘평화를 향한 역동과 진혼’ 공연을 펼쳤다. 진도 씻김굿을 모티브로 서양적 레퀴엠과 한국적 레퀴엠을 조화해 오월영령들에게 전하는 장엄한 공연이다.

‘나 하나 꽃 피어’라는 제목으로 시 낭독과 가곡 공연도 펼쳐졌다. 권말선 시인의 ‘총알받이’라는 시를 배우 지정남이 낭독했고, 가곡 ‘나 하나 꽃 피어’를 대구 청년 남연우 성악가가 노래했다.

매번 5·18 정신을 기리는 현장에서 불렸던 ‘님을 위한 행진곡’과 최근 탄핵 찬성 등 집회 현장에서 쓰인 곡 ‘다시 만난 세계’가 함께 울려 퍼지면서 ‘계엄 세대 간 통합’을 담았다.

출범선언문 낭독 이후 전국에서 제45주년 기념행사를 기다리는 이들을 위한 ‘광주에서 띄우는 초대 퍼포먼스’도 선보였다.

출범식 참가자들은 45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드러나지 않은 5·18 당시의 진상에 대한 규명, 책임자 처벌, 12·3 비상 계엄을 계기로 뭉친 시민들의 5·18 정신 계승 열망을 다짐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석방을 비판한 5·18 단체에 보훈부가 보낸 ‘정치적 중립 의무 준수’ 공문을 “시대 착오”라고 규탄하면서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행사위는 출범 선언문을 통해 “45년만에 부활한 계엄은 화석화된 역사가 아니라 살아 숨쉬는 현실임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 밝히지 못한 1980년 5월의 진실이 세대를 넘어 모두의 과제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행사위는 1980년 5월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를 품고 오월 정신을 계승·구현하겠다. 과거와 미래를 잇고 광장에 나섰던 시민들의 다채로운 열망을 오월 광주로 모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기정 시장은 “올해 5월은 더욱 특별하다. 5·18 45주년을 맞는 올해는 대한민국이 더 단단한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5·18민주화운동 45주년과 광주 방문의 해인 올해 더 넓은 세계와 더 많은 친구들이 오월정신을 광주에서 나누고 함께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광주의 오월은 세계와 통하는 보통명사가 됐고, 윤석열 계엄으로 80년 계엄이 미래 세대에게 살아있는 역사가 됐다”며 “우리는 계엄으로 많은 것을 잃었지만 전 세계를 얻었고, 5·18을 몰랐던 미래 세대를 얻었고 자랑스러운 광주를 다시 만나게 됐다”고 강조했다.

오병윤 행사위 상임위원장은 “12·3 비상계엄에 동원됐던 병사와 일선 경찰에 5·18은 한줄기 빛이었다. 부당한 지시에 대한 저항은 비상계엄을 좌절시킨 요인이었다”며 “1980년 광주의 기억이 2024년 우리를 일으켜 세웠다”고 밝혔다.

한편, 제45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행사는 ‘아! 오월, 다시 만난 오월’을 주제로 5월17일 추모제를 비롯해 전야행사, 기념식, 광주인권상 시상식, 민주기사의 날, 5·18청소년문화제 등 광주시 일원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