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시간 덮친 화마로 잿더미 된 광주 송정5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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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새벽시간 덮친 화마로 잿더미 된 광주 송정5일시장
점포 등 불에 타 4억원대 피해
순식간에 터전 잃은 상인 '한숨'
"불에 타는 상가 보며 애간장만"
  • 입력 : 2025. 02.16(일) 18:42
  • 김상철·윤준명 기자
지난 14일 오후 불이 난 광주 광산구 송정5일시장에 타고 남은 물건들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다. 이날 오전 1시2분께 발생한 화재로 인해 17개 점포가 불에 타거나 그을렸다. 김양배 기자
“수십년간 일궈온 삶의 터전인데, 순식간에 타버려 허무하고 막막하네요.”

지난 14일 오전 찾은 광주 광산구 송정5일시장. 이날 새벽시간 발생한 화재로 인해 점포 17곳이 불에 타거나 그을리면서, 시장은 온통 잿가루와 코를 찌르는 탄 냄새로 가득했다.

진화 후 수시간이 지났지만 불에 탄 잔해 사이로는 연기가 피어올랐다. 피해가 큰 점포의 경우 천장이 주저앉고, 상품과 집기류 등은 모두 전소되면서 그 자리에는 건물의 뼈대만 앙상히 남았다.

생선 가게에 놓인 소금 포대는 열기에 의해 녹아내렸고, 소금 자체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생선들은 보관된 상태 그대로 불에 타버렸으며, 냉장고 안의 상품들도 모두 검게 변했다.

신발과 옷가지를 파는 상점 역시 가판대부터 상품까지 모두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돼 참혹했던 당시의 상황을 짐작케 했다.

상인들은 발을 동동 굴리며 오랜 삶의 터전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 현실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나마 멀쩡한 상품을 건져보려던 상인들도 이내 의지를 잃고 깊은 한숨만 내쉬었다.

상인들은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모르겠다”, “이제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느냐”며 막막한 심정을 드러냈다.

임용태 송정5일시장 상인회장은 “화재 직후 현장으로 달려갔지만,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상가가 불에 타는 것을 지켜보며 애간장만 태웠다. 화재로 피해를 본 13명의 상인뿐만 아니라 주변 상인 모두가 심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특히 원 소유주의 사망 이후 승계 절차를 밟지 않은 상인 2명의 경우 보상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안타까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지자체와 중앙기관은 송정5일시장 시설과 경영안정 지원에 나선다. 광주시와 광산구는 시설 현대화 사업을 통해 점포 및 시장 공용구간 시설 복구에 나설 방침이며, 중기부는 안전 관리시설 패키지와 함께 소상공인 긴급경영안정자금 및 재해 소상공인 특례보증을 지원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14일 오전 1시2분께 발생한 불은 시장 내부에 설치된 자동 화재 속보기를 통해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에 의해 48분여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시장 점포 17곳(38칸)이 불에 타거나 그을려 소방추산 4억3700여만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관계당국은 전기적 요인으로 인한 화재로 추정하고 정확한 화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다.
김상철·윤준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