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 경제 칼럼니스트 |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큰 폭의 변동성에 의해서 손해를 볼 수도 있지만 다른 자산에 비해서 높은 수익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인데 스테이블 코인은 안정적인 대신, 다른 코인들처럼 큰 수익을 누릴 수 있는 기회는 포기해야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스테이블 코인의 수요는 갈수록 늘고 있다. 거래의 간편함과 수수료 등의 비용 절감의 매력이 있는 동시에 USDT 등을 보유하고 있으면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자국 중앙화폐의 환율폭락을 방어할수 있는 이점을 덤으로 얻게 되기 때문이다.
수출이나 수입 등 해외송금을 할 때 은행을 이용해서 현물 달러로 송금하려면 당연히 환전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결제도 최소한 2일 이상이 소요되고 당국에 보고까지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하지만 USDT로 지불하면 상대방의 디지털 지갑으로 단번에 송금할 수 있고 상대방도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해서 언제든지 저렴한 수수료로 현금화 시킬 수 있다. 한국에서도 이미 동대문 시장 등 상인들 사이에서 USDT가 지불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가상화폐의 특징인 익명성 때문에 정확한 통계를 알 수는 없지만 한국에서도 한해에 약 50조원 정도의 USDT가 결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기축통화로서 달러에 대한 도전을 용납하지 않는 미국도 스테이블 코인의 영역 확장에 별다른 대책을 강구 하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스테이블 코인들이 달러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코인이 발행된 만큼 달러를 필요로 하고 있고 비축한 달러는 미국 국채에 주로 투자되어 미국으로서는 스테이블 코인의 활성화가 나쁠 것이 별로 없는 것이다.
스테이블 코인이 결제 수단과 환율방어 수단으로써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운영자가 공공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만약 기반으로 하는 달러 등 안전자산을 1:1로 비축하지 않거나 비축한 자산을 약속과 다르게 마음대로 운용해서 큰 손해라도 보게 된다면 그 코인은 추락할 수 있는 위험이 크다. 시장의 결제 수단을 변화시키고 있는 스테이블 코인은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