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소방대원 등이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태국 방콕발 무안행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의 실종자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다. 나건호 기자 |
29일 오전 9시3분께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여객기가 착륙 과정에서 충돌, 폭발하는 사고를 목격한 주민들은 “여객기에서 굉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더니 결국 사고가 났다”고 입을 모았다.
29일 무안군 망운면 톱머리마을 한 음식점 사장 60대 남성 A씨는 20대인 아들과 자동차 엔진오일을 점검하러 마당에 나왔다가 사고를 목격했다.
A씨는 “자동차를 살피는데 집 뒤편에서 ‘펑, 펑’ 소리가 나더라”며 “누가 해변에서 폭죽을 터트리는 줄 알고 뒤를 돌아봤더니 공중에 떠 있는 여객기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객기가 활주로를 따라 고도를 낮춰 쭉 내려가더니 착륙을 하지 못하고 다시 이륙하길래 무안공항에 못내리고 광주공항에서 비상착륙을 하는 줄 알았다”고 회상했다.
비행기가 다시 이륙하는 과정을 본 A씨 부자는 곧장 식당 옥상에 올라가 상황을 살폈다. 광주로 갈 줄 알았던 여객기는 다시 8자로 회항해 착륙을 시도했다고 한다.
A씨의 아들은 “처음 착륙에 실패한 듯 보이더니 다시 이륙해 8자로 회항해 착륙을 재시도하더라”면서 “두 번째 착륙 시도에서 활주로에 잘 내려오나 싶더니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그대로 활주로를 질주하길래 브레이크가 고장났나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활주로를 달리는 여객기 앞 쪽이 다시 들려 있었다. 다시 이륙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갑자기 큰 불길이 치솟으면서 폭발 소리가 들려왔다”며 “당시만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하다”고 회상했다.
망운면 또 다른 주민 40대 B씨는 “1차 착륙에 실패하고 다시 이륙할 때 주변 민가를 스치는 줄 알고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두번째 착륙 때는 성공한 줄 알았는데 담벼락을 들이받고 폭발하더라”며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사고가 난 망운면 무안공항 활주로 인근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C씨는 “공항 활주로에서 ‘쾅’하는 소리가 났다. 과거 경비행기 사고가 있어서 작은 비행기가 추락한 줄 알았다”며 “놀라서 뛰쳐 나가 살펴보니 여객기가 꼬리 부분만 남긴 채 불타고 있었다”고 했다.
정상아 기자·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