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선물 싸게 팝니다”… 고물가에 중고거래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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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추석선물 싸게 팝니다”… 고물가에 중고거래 성행
명절 앞두고 온라인거래 활발
경제난에 소액벌이 ‘명절테크’
유통업계, ‘가성비 세트’ 확대
  • 입력 : 2024. 09.02(월) 18:35
  •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
추석이 불과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고거래 플랫폼에 ‘추석선물세트’를 사고 파는 광주지역 판매자들의 거래글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당근마켓 캡쳐
추석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고거래 플랫폼에 ‘추석선물세트’를 판매하는 거래글이 쏟아지고 있다. 고물가·경기침체 장기화로 서민들의 가계 부담이 커지면서 중고거래로 원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선물세트를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판매자는 선물세트를 판매해 현금화할 수 있고, 구매자는 정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추석 선물을 구입함으로써 명절 지출을 줄일 수 있어 이 같은 거래 행위를 ‘명절테크(명절선물+재테크)’라고 부르기도 한다. 선물세트 사고팔기를 통해 소액이나마 이윤을 얻어 가계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서민들의 현실을 보여주는 셈이다. 유통업계도 이 같은 기조에 맞춰 ‘가성비 선물세트’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2일 한 중고거래 플랫폼의 광주지역 거래 글을 살펴본 결과, 추석 선물세트를 판매하는 게시글이 11일 전부터 17시간 전까지 활발하게 게시되고 있었다. 1만원 이하부터 2~3만원대까지 ‘저가’ 선물세트가 주를 이루고 있었으며 5만원 이상의 ‘블랙라벨’, ‘골드라벨’ 선물 세트가 판매되고 있기도 했다. 식용유나 햄 등의 식품 세트부터 샴푸, 접시 등 생활용품 등 종류도 다양했다. 구매자가 추석 선물로 활용하기 편하도록 ‘쇼핑백 있음’과 같은 문구가 붙어있기도 했다. 또 ‘유통기한 넉넉’, ‘박스 양호’, ‘4세트 사면 할인’ 등의 설명이 적혀있는 등 선물세트 판매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지난 5월 8일부터 일부 중고거래 플랫폼(당근, 번개장터)에서 건강기능식품의 개인 간 거래를 일시적으로 허용하는 시범사업이 운영되면서 ‘6년근 홍삼’, ‘홍삼+녹용’ 등 다양한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선물세트가 중고거래 매물로 올라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건기식의 경우 이전에는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에 따라 건강기능식품 일반판매업 영업자만 판매할 수 있어 개인 중고거래가 불가능했다. 시범사업 운영 전에도 건기식이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라오는 등 ‘불법 거래’가 기승을 부리기도 했지만, 현재는 일부 플랫폼에서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하도록 허용된 것이다.

식약처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미개봉 상태 제품, 소비기한 6개월 이상 남아있는 제품, 제품 표시사항(제품명, 영양, 도안 정보 등) 제품, 보관 기준이 실온 또는 상온인 제품, 해외직구 혹은 구매대행으로 구매하지 않은 상품만 판매할 수 있지만, 개인 간 거래가 허용되면서 올 추석에는 명절 연휴가 끝난 후 건기식 판매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가게가 폐업하면서 남아있는 명절선물세트를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렸다는 판매자도 찾아볼 수 있었다.

당근마켓에서 선물세트를 판매하는 A씨는 “가게 폐업으로 인해 지난 설에 들여왔던 명절 선물세트를 중고거래플랫폼에 판매하게 됐다”며 “새 상품인 데다 유통기한이 넉넉하게 남아있어 추석선물세트로 활용하기 충분하다. 상품당 최소 6세트 이상으로 물량이 많이 남아있고 판매하는 상품 종류가 다양해 채팅 문의가 종종 들어오는 편이다.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경우 가격을 확 낮춰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도 고물가에 가성비 선물세트를 찾는 고객들의 기조에 발맞춰 ‘저가 선물세트 확대’에 힘쓰고 있다.

이마트는 저렴한 사전예약 전용 상품을 개발하고 40% 할인 세트를 지난해 1종에서 올해 5종으로 늘리는 등 합리적인 가격을 최우선으로 준비했다.

특히 사과·배 등 선물세트 가격을 작년 추석 대비 평균 10%가량 낮게 책정했다.

롯데마트도 사전예약 판매 데이터와 최신 소비 트렌드, 물가 동향 등을 면밀히 분석해 경기 불황과 소비 침체에 따른 가성비 선물세트 구색을 확대했다. 축산 선물세트도 10만원 미만 가성비 선물세트 물량을 약 40% 확대 준비했다.

홈플러스 역시 이번 ‘추석선물세트 본판매 행사’에서 대형마트 이용 고객 니즈가 높은 5만 원대 이하 실속형 세트를 전체 80% 수준인 약 780여 종으로 구성해 고물가 속 물가 부담 낮추기에 주력했다.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