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124-1>“농공단지 맞춤형 지원 확대로 지방소멸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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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124-1>“농공단지 맞춤형 지원 확대로 지방소멸 극복”
1983년 도입 농촌 경제발전 기여
기반시설 노후화·인력 유출 ‘위기’
8개 부처 관여…컨트롤타워 전무
단지 특성 맞춘 차별화 지원 시급
  • 입력 : 2024. 06.09(일) 18:12
  • 오지현 기자 jihyun.oh@jnilbo.com
화순 동면 제1농공단지의 스틸그레이팅 배수로 덮개 등을 생산하는 한 업체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김양배 기자
1983년 농어촌소득원개발촉진법에 따라 도입된 ‘농공단지’는 1960~70년대 급격한 산업화·도시화로 인한 도농 격차 문제를 타개할 해결책으로 떠올랐다. 여타 단지보다 입주 기준도 낮고 지가도 싼 데다 금융 및 기술 지원도 다양해 40여년 간 농어촌 일자리 창출과 소득증대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해 왔다.

그러나 도입 이후 제도적 틀에서의 변화가 전무한데다 농어촌지역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농어촌과 산업단지 관련법이 중첩적으로 개입돼 있어 체계적이고 통일적인 관리와 지원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반시설 노후회와 농어촌 인구 유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공단지에 맞춤형 지원을 통해 지방소멸 극복과 지역 공동체 활력 회복을 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9일 (사)전남도농공단지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전국 농공단지 수는 479개다. 이 가운데 전남지역에 위치한 농공단지 수는 70개로 전국의 14.6%를 차지하고 있다. 입주기업도 총 1300개사에 달한다.

지역별 농공단지는 목포 1개, 여수 2개, 순천 2개, 나주 7개, 담양 3개, 곡성 4개, 구례 3개, 고흥 5개, 보성 3개, 화순 6개, 장흥 3개, 강진 2개, 해남 3개, 영암 3개, 무안 5개, 함평 4개, 영광 5개, 장성 3개, 완도 3개, 진도 2개, 신안 1개다.

농공단지는 조성된 지 오래돼 낙후된데다 인프라 부족, 인력 충원과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국 479개 단지 중 298개 단지가 준공된 지 20년이 경과한 노후 농공단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남에서 가장 오래된 함평군 학교농공단지는 1984년 9월 4일 지정된 뒤 40년이 지났다.

농어촌지역에 지정되는 산업단지라는 점에서 농어촌 및 산업단지 관련법이 중첩적으로 개입돼 부처별로 관리 주체가 많다는 점도 문제다. 현재 농공단지를 관리감독하는 부처는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해양수산부, 중소벤처기업부, 고용노동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총 8개로 거의 모든 부처가 관여하고 있으나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컨트롤타워는 전무한 실정이다.

입주 기업 현황 및 고용 현황, 누계 생산 및 수출 관련 정보 등 기본적인 정보마저 담당 부처 중복으로 인해 정확한 파악이 어렵다. 산업단지 관리를 맡은 한국산업단지공단은 국가산단을 위주로 관리하면서 농공단지는 1~2명이 전체를 맡고 있는 데다 관련 시·군의 경우 잦은 인사이동으로 인해 체계적인 관리도 되지 않고 있다.

부족한 정주여건으로 인한 인력난 또한 농공단지의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 중 하나다.

전남의 한 농공단지 입주업체 대표는 “대부분 단지가 읍이나 면지역에 있어 산업집적도가 낮고, 편의시설도 많이 없어 근로자를 구하기도 어렵다”며 “단지 내 기업들끼리 의지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 한 기업이 폐업하면 관련 소규모 기업들도 저절로 문을 닫는 것이 농공단지의 현주소”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역산업과 공동체를 결합시켜 지역별, 농공단지별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지원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현재 농공단지는 농어민의 소득증대를 위한 산업 유치 및 육성이라는 목적과 달리 소규모 제조업 중심의 집적단지로 운영되고 있다”며 “마을 공동체와의 사회적 교류 및 연계와 더불어 유휴시설 등을 활용해 정주환경 개선을 위한 인프라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농공단지의 기능 강화를 위해 입주기업에 대한 지원을 개선하고, 귀농귀촌인 연계 및 외국인 계절근로자 확대 등 생산성 높은 인력을 공급한다면 농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체계 구축 및 순환경제 실현 기여 및 지방소멸 극복의 대안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지현 기자 jihyun.oh@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