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살리기>“깨끗한 해양환경 보존”…지역민 팔 걷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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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슈
바다살리기>“깨끗한 해양환경 보존”…지역민 팔 걷었다
전남도·신안군·전남일보 공동주최 ‘2024 신안군 바다살리기 실천대회’
자은면 둔장해변 쓰레기 수거
풍부한 어족자원·각종 명소도
체험 프로그램 주민 소득증대
‘바다환경지킴이’ 등 해변 관리
  • 입력 : 2024. 06.04(화) 18:25
  • 조진용 기자·신안=홍일갑 기자
고경남 신안군 세계유산과장, 김민수 신안군 지속가능발전협의회 고문 및 지속가능협의회 회원, 전연식 신안군 자은면장, 압해어민, 자원봉사자 등이 4일 신안 자은면 둔장해변 일대에서 전남도, 신안군과 전남일보 공동 주최로 열린 ‘2024 신안군 바다살리기 실천대회’에서 수거한 폐어구와 쓰레기 등을 트럭에 싣고 있다. 나건호 기자
신안군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바다 살리기 실천대회 동참에 나섰다. 바람이 강해 ‘윈드비치’로 불리는 신안군 자은면 둔장해변가에 떠밀려온 중국발 해양쓰레기와 어업인, 방문객 등이 무심결에 버리고 간 생활쓰레기들을 집중수거했다.

둔장해변 인근 둔장어촌체험휴양마을에서는 어족자원을 기반으로 갯벌 체험프로그램 등이 운영되고 있어 주민 소득에도 보탬이 되고 있다.

신안군은 풍부한 해양자원이 지속유지돼 지역민과 공생할 수 있도록 바다환경지킴이 인력을 확대해 깨끗한 해양환경을 가꾸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 둔장해변 해양쓰레기 ‘몸살’

4일 전남도와 함평군, 전남일보가 공동주최한 ‘2024 바다살리기 실천대회’가 신안군 자은면 둔장해변 일원에서 열렸다.

실천대회에는 고경남 신안군 세계유산과장, 김민수 신안군 지속가능발전협의회 고문·지속가능협의회원, 전연식 신안군 자은면장, 김기중 전남일보 사업본부장, 압해어민, 자원봉사자 등 40여명이 참여했다.

“깨끗한 신안 바다를 살립시다”는 힘찬 구호제창과 함께 참가자들이 관계자들이 둔장해변가 구석구석을 살피며 스티로폼 부표, 중국어가 쓰인 음료수 병 등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다.

실천대회가 열린 자은도 일원에는 해수욕장이 9개 있다. 이 가운데 바람이 세기로 유명해 윈드비치라고도 불리는 둔장해변은 국토해양부가 선정한 해안누리길 5선에 포함될 정도로 멋진 일몰이 유명한 곳이다.

둔장해변은 한운리 둔장마을과 송산리 두모마을에 걸쳐 있으며 길이 2980m 직선거리 2.8㎞다.

자은면에서 가장 넓은 해수욕장으로 뒤편에 소나무 숲 사이로 산책로와 공원이 조성됐으며 대합 등 어패류가 풍부한 곳이다.

자은도의 땅끝마을 한운리에서 둔장해수욕장을 거쳐 사월포까지 이어지는 길을 해넘이길이라고 부른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2013년 자은도 해넘이길(송산·해운·둔장·두보) 12㎞구간을 대한민국 해안누리길로 지정했다.

둔장해변 인근에는 지난 2019년 ‘무한의 다리’가 개통된 뒤 둔장 독살과 어우러져 신안의 새로운 명소 역할을 하고 있다. 무한의 다리는 8월 8일 섬의 날을 기념해 건립됐다. ‘8’이라는 숫자를 옆으로 누이면 무한대(無限大)를 의미하는 ‘∞’가 된다. 섬과 섬이 빙빙 돌며 끝없이 이어지는 연속성의 의미를 담고 있다.

무한의 다리는 종점 할미도까지 정확히 1004m. 신안 천사섬의 천사(1004)에 다리의 길이를 맞췄다. 갯벌 생태와 바다 경치를 관람하며 왕복 2㎞ 트레킹을 할 수 있도록 조성됐다.

어족자원과 무한의 다리 명소까지 보유한 둔장해변은 신안을 찾는 외부 방문객들에게 지역을 대표하는 얼굴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하지만 인근 중국 연안과 동중국 해상에서 발생된 부유쓰레기가 유입되고, 선박·어업인들로부터 투기된 쓰레기와 무한의 다리를 찾는 관광객들이 버리고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올해 자은면 해양쓰레기 발생량만 600톤으로 추정된다.

이날 수거된 해양쓰레기는 20㎏ 마대자루 60여개에 달했다. 폐어구, 부표 등이 주를 이뤘으며 신안군은 위탁업체를 선정해 처리할 예정이다.

● 지역민 소득원 사수 ‘총력’

자은도는 거센 파도와 바람의 힘으로 모래가 밀려오고 쌓이면서 바다가 메워져 육지가 된 곳이 많다. 자은도의 지형을 바꿔놓은 것은 대규모 간척사업. 일제 강점기인 1920년대부터 한국전쟁 후까지 주민들은 자연 퇴적으로 얕아진 곳을 둑으로 막아 논과 밭을 만들었다.

자은도 내 둔장해변 인근에 위치한 둔장어촌체험휴양마을(이하 둔장마을)은 37가구 62명이 거주하는 작은 어촌이다.

둔장마을은 지난 2017년 휴양마을로 지정돼 자연경관과 생태를 이용한 콘텐츠를 발굴했다. 지난 10월에는 ‘이달의 어촌 여행지’로 선정된 바 있다. 대표적인 체험 콘텐츠 프로그램은 백합 캐기다. 갯벌에 묻힌 조개를 한가득 캐면서 가족과 재미있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바닷물이 드나드는 때에 맞춰 사람이 직접 그물을 끄는 후릿그물 체험도 가능하다. 제철에는 보리새우, 꽃게, 숭어 등 현지 생물을 직접 잡아볼 수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까지 둔장마을을 방문한 체험객은 1592명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크게 줄었던 체험객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어가의 직접적인 소득도 2021년 3233만원에서 2022년 3717만원, 2023년 4257만원 등으로 늘고 있다. 체험마을에 참여하는 가구(21가구) 하나당 연간 200만원의 추가 소득을 얻는 셈이다.

자은도 둔장해변의 해양환경자원을 기반으로 소득을 이끌어내고 있어 지역민들은 해양환경보호가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둔장마을 한화연씨는 “둔장해변 무한의 다리 옆으로 원형이 잘 보존된 동양 최대의 둔장 독살이 펼쳐진다. 물이 가득 찼을 때 들어온 물고기들이 물이 빠지면 바닷물 위로 솟아오른 돌담에 갇히곤 한다”며 “무한의 다리 밑으로 항상 숭어가 득실거려 풍부한 신안 해양생물자원을 보여주고 있지만 중국글씨가 쓰인 음료수병 등 둥둥 떠다니는 해양쓰레기를 보고 있노라면 미간이 찌푸려진다. 해양환경은 인류모두의 것이라는 주인의식 함양이 절실할 때”라고 밝혔다.

‘2024 신안군 바다살리기 실천대회’가 4일 신안 자은면 둔장해변 일대에서 전남도, 신안군과 전남일보의 공동 주최로 열려 고경남 신안 세계유산과장, 김민수 신안 지속가능발전협의회 고문 및 지속가능협의회원, 압해어민, 자원봉사자 등이 깨끗한 바다만들기에 앞장설 것을 다짐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신안군은 관내 주요 해변과 해양쓰레기 상습 발생지역에 바다환경지킴이를 고용해 수거를 확대하고 해변 환경·감시관리를 강화해 쾌적한 해양환경 조성에 주력할 방침이다.

나종태 신안군 해양수산과 수산정책팀장은 “현재 자은면에 바다환경지킴이 5명을 고용해 자은면 일대 해변가 해양쓰레기 수거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해양쓰레기 정화사업을 통해 도서·벽지 등 해역·바닷가에 산재한 해양쓰레기를 신속 수거·처리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진용 기자·신안=홍일갑 기자